“하나님의 모든 행사를 살펴보니” (전 8:12-17)

12.죄인은 백 번이나 악을 행하고도 장수하거니와 또한 내가 아노니 하나님을 경외하여 그를 경외하는 자들은 잘 될 것이요

13.악인은 잘 되지 못하며 장수하지 못하고 그 날이 그림자와 같으리니 이는 하나님을 경외하지 아니함이니라

14.세상에서 행해지는 헛된 일이 있나니 곧 악인들의 행위에 따라 벌을 받는 의인들도 있고 의인들의 행위에 따라 상을 받는 악인들도 있다는 것이라 내가 이르노니 이것도 헛되도다

15.이에 내가 희락을 찬양하노니 이는 사람이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해 아래에는 없음이라 하나님이 사람을 해 아래에서 살게 하신 날 동안 수고하는 일 중에 그러한 일이 그와 함께 있을 것이니라

16.내가 마음을 다하여 지혜를 알고자 하며 세상에서 행해지는 일을 보았는데 밤낮으로 자지 못하는 자도 있도다

17.또 내가 하나님의 모든 행사를 살펴 보니 해 아래에서 행해지는 일을 사람이 능히 알아낼 수 없도다 사람이 아무리 애써 알아보려고 할지라도 능히 알지 못하나니 비록 지혜자가 아노라 할지라도 능히 알아내지 못하리로다

앞 절에서 ‘사람들이 악행에 관한 징벌이 속히 이루어지지 않기에 악을 행하는데 마음이 담대하다’라고 했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백 번을 악을 행하고도 아무런 징벌을 받지 않고 장수합니다.

여기서 백 번이라는 숫자는 셀 수 없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사람이 이 땅에서 사는 삶이 전부가 아니기에 사후에 받게 될 심판을 생각하면 현세에서 함부로 악을 행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악인들은 내세를 생각하지 않고 오직 지금 누리고 현세에 얻어지는 것에만 관심이 있기에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불법이나 악행도 서슴지 않습니다.

솔로몬이 생각할 때는 분명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서 모든 것이 잘 되고 악인은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일이 잘되지도 않고 장수하지도 못하고 그저 사는 날이 그림자처럼 속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세상 사람들도 권선징악, 인과응보 등 악인은 반드시 그 책임을 지고 심판받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생각처럼 그렇게 되지는 않습니다.

의인인데도 악인들이 받아야 할 벌을 받는 사람이 있고, 악인인데도 의인들이 받아야 하는 상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솔로몬은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이것도 헛되도다’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말도 안 되고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는 일들로 ‘과연 의롭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말 부질없다는 말인가? 적당히 악하게 사는 것도 괜찮다는 말인가?’ 고민하는 듯한 말입니다.

그러나 솔로몬이 ‘헛되도다’라는 것은 이러한 불합리한 상황에도 그 해결의 방법이 없다는 의미에서 말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노력으로는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부조리한 상황을 벗어나거나 변화시킬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솔로몬이 깨달은 것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내게 주신 삶을 즐겁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인생을 사는 동안 열심히 수고하고 그 얻어진 것으로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이 가장 복된 것입니다.

사람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마음이 얽매여 있다 보면 삶이 평안할 수도 하는 일들이 즐거울 수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 6:34).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 살아가는 성도는 하나님께서 공중의 새들처럼 먹이시고 들에 핀 꽃들처럼 입히시기에 삶을 염려할 이유가 없습니다.

바울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빌 4:6)고 말씀합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아뢰고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 수고하며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십니다(빌 4:7).

문제는 여전히 밤낮으로 자지도 못하고 수고만 하고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은 지혜를 추구하면서 세상의 일들을 살폈지만, 사람들의 이러한 행동들에 관하여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밤낮으로 자지 못하는 자도 있도다’라고 말하는 것은 솔로몬이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자기 지혜로는 도저히 알 수 없음에도 헛되이 밤낮으로 연구하며 삶의 즐거움도 누리지 못하는 자신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내린 연구의 결론은 아무리 노력해도 ‘해 아래서 행해지는 일을 사람이 능히 알아낼 수 없도다’라는 것입니다.

만일 세상을 다 안다고 자부하는 지혜자가 있더라도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내 문제든 타인의 문제든 크고 작은 문제로 걱정거리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어차피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면 염려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감사로 아뢰고 마음에 주시는 응답과 평강으로 내게 주신 오늘 하루를 더욱 즐겁게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