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이 속히 실행되지 아니하므로” (전 8:7-11)

7.사람이 장래 일을 알지 못하나니 장래 일을 가르칠 자가 누구이랴

8.바람을 주장하여 바람을 움직이게 할 사람도 없고 죽는 날을 주장할 사람도 없으며 전쟁할 때를 모면할 사람도 없으니 악이 그의 주민들을 건져낼 수는 없느니라

9.내가 이 모든 것들을 보고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마음에 두고 살핀즉 사람이 사람을 주장하여 해롭게 하는 때가 있도다

10.그런 후에 내가 본즉 악인들은 장사지낸 바 되어 거룩한 곳을 떠나 그들이 그렇게 행한 성읍 안에서 잊어버린 바 되었으니 이것도 헛되도다

11.악한 일에 관한 징벌이 속히 실행되지 아니하므로 인생들이 악을 행하는 데에 마음이 담대하도다

어떤 사람도 장래 일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점쟁이나 무당 같은 사람들도 귀신을 힘입어 미래를 점친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자기 앞가림도 못 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정말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한다면 복권을 사든지 투자를 하든지 해서 먼저 부자가 되었어야 말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이 세상에는 아무도 장래 일을 알지 못하며 그렇기에 장래 일을 가르칠 사람도 없습니다.

바람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게 할 사람도 없고, 죽는 날을 마음대로 정할 사람도 없고, 전쟁의 위험을 마음대로 모면할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여기서 바람을 사람의 생명으로 해석하여 생명을 마음대로 주관할 사람이 없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또 ‘악이 그의 주민들을 건져낼 수는 없느니라’라고 말합니다.

이는 ‘악이 악한 일을 일삼는 악인들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종말로는 죽음과 심판이 그들을 기다리겠지만, 현세에도 하나님께서 그들의 악한 삶에 마땅한 벌로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지혜 있는 사람은 미래를 알 수 없지만, 항상 미래에 있을 일들을 가정하고 대비하며 살아가기에 큰 낭패를 당하지 않습니다.

성도들은 미래에 있을 행운이나 불행에 연연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운데 주시는 지혜로 항상 하나님의 말씀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성도들에게는 시냇가에 심어진 나무와 같이 항상 푸르름과 풍성한 과실을 맺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시 1:3).

솔로몬은 인생의 허무를 극복하기 위해 해 아래서 행해지는 모든 일을 살피는 가운데 선과 악이 혼재되어있는 이해되지 않는 일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악인은 징벌을 받고 선인은 복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세상에서는 꼭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신정론이라는 신학 이론이 있습니다.

권선징악의 당연한 이치에서 벗어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가? 질문하는 것입니다.

악이 득세하고 의가 짓밟히는 때, 크나큰 자연재해로 무고한 이들이 생명을 잃을 때, 신앙이 깊은 성도가 더욱 비참한 삶으로 떨어질 때와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사람들은 과연 이러한 일들도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일어나는 일인가? 아니면 하나님은 인생을 그저 방관하시는가? 하는 질문들을 쏟아냅니다.

그러나 성도들은 현재 겪는 고난이 감당하기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그 모든 일이 하나님의 예정과 섭리 가운데 일어나는 것임을 믿으며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가를 구하는 신앙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솔로몬은 ‘사람이 사람을 주장하여 해롭게 하는 때가 있도다’라고 말합니다.

즉 악한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해치고 괴롭게 하는 악인이 있더라는 말입니다.

10절은 해석이 난해하기는 하지만 본문이 모순된 선과 악의 혼재를 다루고 있으며 11절에서 징벌이 속히 실행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볼 때 악인의 죽음에 관한 모순된 모습을 표현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솔로몬은 아무렇지 않게 악을 행하는 악인들이 평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성대한 장례를 치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악인을 무덤에 묻고 성읍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미 그의 악행은 잊어버리고 성읍 안에서 행했던 악행들도 더는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악인이라고 해서 모든 면에 악한 것만은 아니라서 어떤 이들에게는 의로운 면이 기억되기도 합니다.

악인을 추앙하는 이들이 그의 공적을 부각하면서 악하고 추한 모든 것들이 감춰지고 잊히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들은 선례가 되어서 사람들이 하나님과 사람의 징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악을 행하면서도 적당히 행한 선행으로 자신의 모든 악을 덮기 위해 포장하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그들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할지라도 앞으로 주실 하나님의 더 큰 은혜를 사모하며 날마다 주님의 말씀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