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1 “겟세마네 기도” 

본문 : (마 26:36-39)

36.이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라 하는 곳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할 동안에 너희는 여기 앉아 있으라 하시고

37.베드로와 세베대의 두 아들을 데리고 가실새 고민하고 슬퍼하사

38.이에 말씀하시되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하시고

39.조금 나아가사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여 이르시되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예수님께서는 잡히시기 전 날밤 제자들과 만찬을 나누신 후 감람산에 있는 겟세마네라 하는 곳에서 기도하셨습니다.

누가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감람산으로 가시는 모습을 ‘습관을 따라’(눅 22:39) 하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늘 습관을 따라 저녁 또는 새벽에 한적한 곳에서 홀로 기도하시던 예수님의 모습이 제자들 보기에는 특별한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제자들은 여느 때와 같이 기도하시기 위해 가시는 예수님을 따라나섰고 항상 그랬듯이 예수님이 기도하는 동안 자신들은 한쪽에서 잠을 청하려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날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십니다.

가룟 유다를 제외한 열 한 제자들과 함께 산에 오르신 예수님께서는 특별히 베드로와 세베대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을 따로 부르시고 나머지 여덟 제자는 떨어져 앉아 있게 하셨습니다.

물론 그들에게도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눅 22:40) 말씀하셨습니다.

‘유혹’은 예수님을 배반하도록 시험하는 일을 말하는 것으로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는 말씀은 다가올 예수님의 잡히심을 준비하게 하고자 하는 예수님의 뜻이 담겨 있는 말씀입니다.

기도로 무장하지 않고는 사단 마귀의 유혹에서 담대히 신앙을 지키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함께 한 세 제자도 조금 떨어진 곳에서 기도하게 하시며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는 예수님의 이날의 표정과 모습을 ‘고민하고 슬퍼하사’라는 표현으로 묘사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의 당시의 모습을 극심한 불안과 극도의 슬픔을 가지신 모습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기도의 자리에 함께했던 제자 마태였지만 그때는 예수님의 표정과 말투가 왜 그렇게 고민스러우시고 슬퍼 보였는지는 이상하게 여겼을지는 몰라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그날 어둠이 내린 그 동산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예수님의 슬픈 표정을 마태는 두고두고 잊지 못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특별히 세 제자 즉 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불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말씀하셨습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특별히 세 제자를 불러 ‘깨어 있으라’ 말씀하셨을까요?

수제자인 베드로, 사도 중 첫 순교자가 될 야고보, 사랑하시는 제자 요한 그들이 앞으로 감당해야 할 복음 사역을 위해 특별히 그들을 영적으로 무장을 시켜야 할 이유가 있어서겠지만, 저는 다른 측면에서 예수님의 마음을 생각해봅니다.

“적어도 너희는 나와 함께 기도할 수 있지?”, “너희는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겠지?”

가장 먼저 예수님을 따랐던 그들이었고, 누구보다 예수님 가까이 있던 그들입니다.

특별히 학자들은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과 이종 사촌지간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즉 마리아와 세베대의 아들들의 어머니 살로메와 자매지간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와서 그들을 위해 청탁하였고, 그들과 예수님과의 관계를 알기에 다른 제자들이 분노하였던 이유가 되었습니다(마 20:24).

그러나 사도들 가운데 가장 먼저 순교한 사람이 야고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예수님께서 그들 더욱 담대히 무장시키기 위해 더 가까이서 훈련 시키신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힘들고 고통스러운 그 밤 베드로, 야고보, 요한에게 함께 깨어 기도하기를 부탁하신 것입니다.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그전에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었을까요?

‘마음이 괴로워서 죽을 것만 같으니 그래도 너희 만큼은 내가 기도하는 동안 깨어서 함께 기도하기를 부탁한다’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그 떨리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지 않습니까?

어쩌면 그 밤 함께 기도하기를 요청하시던 주님의 말씀은 오늘 이 새벽 저와 여러분에게 하시는 말씀은 아닐까요?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너희는 내 맘 알지?”

오늘도 마귀는 우는 사자와 같이 삼킬 자를 찾고 성도들을 믿음에서 이탈시키려고 여러 유혹을 우리 앞에 둡니다.

이 고난주간 깨어 주님과 기도하며 주의 고난에 동참하여 부활의 참 소망을 체험하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