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기름 부음 받은 자에게 노하사” (시 89:38-45)

38.그러나 주께서 주의 기름 부음 받은 자에게 노하사 물리치셔서 버리셨으며

39.주의 종의 언약을 미워하사 그의 관을 땅에 던져 욕되게 하셨으며

40.그의 모든 울타리를 파괴하시며 그 요새를 무너뜨리셨으므로

41.길로 지나가는 자들에게 다 탈취를 당하며 그의 이웃에게 욕을 당하나이다

42.주께서 그의 대적들의 오른손을 높이시고 그들의 모든 원수들은 기쁘게 하셨으나

43.그의 칼날은 둔하게 하사 그가 전장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하셨으며

44.그의 영광을 그치게 하시고 그의 왕위를 땅에 엎으셨으며

45.그의 젊은 날들을 짧게 하시고 그를 수치로 덮으셨나이다 （셀라）

시인은 하나님께서는 그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에 따라 다윗과 맺으신 언약을 반드시 지키는 분이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는 마치 하나님께서 그 언약을 깨진 것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음을 고백합니다.

시인은 ‘그러나 주께서 기름 부음 받은 자에게 노하사 물리치셔서 버리셨으며’라고 말씀합니다.

앞서 ‘그의 후손이 장구하고 영원히 견고하게 되리라’라고 말씀하셨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큰 위기 가운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으시고 방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시인은 이렇게 이방 나라들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겪게 되는 것이 하나님께서 다윗의 후손인 이스라엘 왕에게 노하셔서 적극적으로 물리치셔서 버리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시인은 ‘주의 종의 언약을 미워하사’라고 말씀합니다.

‘주의 종’은 20절에 하나님께서 다윗을 ‘내 종 다윗’이라고 부르신 부분을 다시 상기시키는 단어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종이라 부르시며 그에게 기름을 붓게 하셨습니다.

시인은 그때 기름 부음이 다윗의 왕권이 후손들에게까지 영구케 하시겠다는 약속의 증표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워하사’라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으신 언약을 따르지 않는 그의 후손들에게 실망하고 배신감까지 느끼고 계심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시인은 ‘그의 관을 땅에 던져 욕되게 하셨으며’라고 말씀하며 이스라엘 왕에게 실망하신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으시는 언약을 깨시고 그의 후손들에게 이어져 온 왕위를 폐하시려 하는 것이 아닌가 여기고 있습니다.

시인은 ‘그의 모든 울타리를 파괴하시며 그 요새를 무너뜨리셨으므로’라고 말씀합니다.

울타리와 요새는 예루살렘 성과 온 이스라엘 지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영토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이방 나라들로부터 정복당하게 하셨음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파괴된 울타리와 무너진 요새와 같은 상태의 이스라엘은 마치 길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빼앗기듯이 이방 나라들에 힘없이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길로 지나가는 자들이 먼 곳에서부터 오는 강한 나라들이었다고 한다면 ‘그의 이웃에게 욕을 당하나이다’라고 고백하는 대상인 ‘이웃’은 국경을 접한 주변 국가들로 다윗 시대에 조공을 바치던 나라들을 의미합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고난을 바라보면서 조롱하고 모욕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던 것입니다.

시인은 이제 전쟁에 있어서도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이 아닌 대적들의 편에 서셔서 강하게 하셨음을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21절에서 ‘내 손이 그와 함께 하여 견고하게 하고 내 팔이 그를 힘이 있게 하리로다’ 약속하셨습니다.

그런데 시인이 볼 때 반대로 ‘주께서 그의 대적들의 오른손을 높이시고 그들의 모든 원수들은 기쁘게 하신’ 것처럼 여겨지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왕은 그의 칼날이 둔하여 져서 전장에서 더는 버티지 못할 정도로 약해져 있습니다.

즉 대적들의 공격을 막아낼 만한 힘이 남아있지 않는 상태가 되어 너무나 허무하게 무너져 버린 것입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그의 영광을 그치게 하시고 그의 왕위를 땅에 엎으셨으며’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의 후손이 가진 왕위를 하늘의 해와 같이 궁창의 달과 같이 영원히 견고하게 하시겠다고 하신 약속이 깨어진 듯 다윗의 후손인 왕이 더는 왕으로서 누리던 빛나는 영광을 누리지 못하게 되고 그의 왕위가 땅에 엎어지듯 파괴되는 비참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시인은 ‘그의 젊은 날들을 짧게 하시고 그를 수치로 덮으셨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이는 이스라엘 왕들의 왕으로서의 기간이 짧아지고 폐위되므로 수치를 당하게 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이 시를 바벨론의 침공으로 인한 이스라엘의 멸망과 연결한다면 영구하리라던 이스라엘이 다윗과의 언약이 파기 되므로 약 400여 년의 짧은 시간에 나라가 망하고 왕권이 끊기는 수치를 당하게 된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 언약을 반드시 지키시지만, 그 언약을 파기하는 인생은 그 약속하신 복을 누리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의지하여 살아가므로 그 약속하시는 복을 모두 누리며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