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에 세우리라” (시 89:1-4)

1.내가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노래하며 주의 성실하심을 내 입으로 대대에 알게 하리이다

2.내가 말하기를 인자하심을 영원히 세우시며 주의 성실하심을 하늘에서 견고히 하시리라 하였나이다

3.주께서 이르시되 나는 내가 택한 자와 언약을 맺으며 내 종 다윗에게 맹세하기를

4.내가 네 자손을 영원히 견고히 하며 네 왕위를 대대에 세우리라 하셨나이다 （셀라）

시편 89편은 표제가 ‘에스라인 에단의 마스길’로 되어 있는데, 그 뜻은 ‘에스라 사람 에단의 교훈시’입니다.

그렇다면 ‘에스라인 에단’은 어느 시대 사람일까요?

시편 88편에서 살폈듯이, 에단은 역대상 2:6절에 나오는 세라의 다섯 아들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본다면 앞서 88편에 저자인 ‘에스라인 헤만’과 형제가 됩니다.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찾을 수 없지만, 시편의 편집자들이 에스라인 헤만과 에스라인 에단의 시를 연속해서 배열한 것을 볼 때 그 두 사람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만일 세라가 에스라이고 에단이 그의 아들이라면 에단은 다윗과 솔로몬의 시대를 거쳐서 르호보암 시대까지 활동하였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본 시는 내용상 이스라엘이 처한 위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으시는 언약을 기억하여 구원하여 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으로 르호보암 시대에 애굽의 왕 시삭이 예루살렘의 침공하여 성전의 기물들과 왕궁의 모든 보물을 빼앗아 갔던 때를 배경으로 쓰여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바벨론 느부갓네살의 침략으로 이스라엘이 멸망의 위기에 놓였을 때 쓴 것으로 주장합니다.

이렇게 본다는 본 시의 저자는 ‘에스라인 에단’이 아닌 그의 후손이 됩니다.

‘마스길’은 교훈시를 뜻하는 말로 본 시가 마스길인 것은 고난의 때에도 오직 하나님의 언약을 믿고 여호와 하나님만을 의지할 때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본 시의 내용은 개인이 아닌 국가가 겪는 고난과 관련하여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근거로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으신 언약을 기억하시어 이스라엘을 반드시 구원하시라는 확신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스라엘이 역사적으로 당했던 국가적 위기는 왕과 백성들이 다윗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잊어버리고 하나님을 배반한 데서 겪게 되는 심판적 성격이 대부분입니다.

결국은 본 시의 배경으로 제시하는 국가적 위기의 순간들도 다 하나님과의 언약을 저버리므로 겪게 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를 통하여 다윗과 언약을 맺으실 때 그의 후손이 범죄 할지라도 사람의 매와 인생의 채찍으로 징계하지만 사울에게서 은총을 빼앗은 것처럼 빼앗지는 아니하며,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삼하 7:13-16).

그렇기에 시인은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말하며 다윗과의 언약을 기억해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비록 영토로서의 이스라엘은 멸망하고, 이스라엘 왕위는 폐하여졌어도 다윗의 자손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께서 세우신 영원한 왕이 되시므로 그 언약을 성취하셨습니다(마 8:18; 계 19:16).

시인은 ‘내가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노래하며 주의 성실하심을 내 입으로 대대에 알게 하리이다’라고 말합니다.

본 절부터 4절까지는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언약을 맺으신 일을 들어 감사하며 그 언약을 반드시 이루시는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찬양합니다.

그러나 38절부터 내용을 볼 때 시를 쓰고 있는 현재 상황은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찬양할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오히려 애통하고 간절히 부르짖는 절규로 시작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그럼에도 시인이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먼저 찬양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은 범죄한 이스라엘이라 할지라도 변함없이 베풀어주실 것을 확고히 믿기 때문이며, 또 베풀어주시기를 원하는 소망의 표현입니다.

‘주의 인자하심’은 언약에 근거한 변치 않는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며, ‘주의 성실하심’은 언약을 지키심에 불변하시는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는 말입니다.

시인은 ‘내 입으로 대대에 알게 하리이다’라고 서원하므로 하나님의 인자하시고 성실하신 성품을 자신의 입으로 백성들에게 알리므로 그들이 하나님을 바로 알고 찬양하게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가 백성들에게 외친 말은 ‘인자하심을 영원히 세우시며 주의 성실하심을 하늘에서 견고히 하시리라’였습니다.

원문에 ‘왜냐하면’이라는 뜻의 단어가 앞에 붙어 있는데 이는 시인이 이전에 이미 그렇게 말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가 백성들에게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외친 궁극적인 이유는 3-4절에서 말씀하는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으신 언약을 반드시 이루실 것이라는 사실을 믿게 하려는 것이며, 하나님께서 반드시 기억하실 것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언약이라는 말은 쌍방 간에 목숨을 건 계약을 의미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기에 홀로 맺으십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에게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구원의 은혜가 풍성히 베풀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