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그루터기” (사 6:8-13)

8.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 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하였더니

9.여호와께서 이르시되 가서 이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하여

10.이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그들의 눈이 감기게 하라 염려하건대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돌아와 고침을 받을까 하노라 하시기로

11.내가 이르되 주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하였더니 주께서 대답하시되 성읍들은 황폐하여 주민이 없으며 가옥들에는 사람이 없고 이 토지는 황폐하게 되며

12.여호와께서 사람들을 멀리 옮기셔서 이 땅 가운데에 황폐한 곳이 많을 때까지니라

13.그 중에 십분의 일이 아직 남아 있을지라도 이것도 황폐하게 될 것이나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하시더라

이사야는 성전에서 하늘 보좌에 앉으시고 그 옷자락이 성소에 가득 찬 하나님의 영광을 눈으로 목도 하였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이사야가 볼 수 있도록 현시하여 주신 모습이지만, 이사야는 자신의 죄를 깨닫고 입술의 죄를 회개하였고,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을 호위하며 찬양하던 스랍 가운데 하나를 보내어 제단 숯불로 정결케 하심을 받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이사야에게 소명을 주시는 내용입니다.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환상을 실제로 본 것처럼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실제로 듣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이사야에게 하신 말씀은 아니며, 천상에서 이루어지는 회의 가운데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기서 ‘내가’라는 말씀은 분명 여호와 하나님 즉 성부 하나님께서 자신을 지칭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대상으로 하신 말씀일까요?

어떤 이들은 함께 하던 스랍들을 포함한 천사들이 대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창조 때 ‘우리’라는 표현이 삼위일체 하나님을 뜻하는 것처럼 본문의 ‘우리도’ 성부께서 성자와 성령하나님께 말씀하시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말씀을 들은 이사야는 자원하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라고 답하였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듣기도 전에 이사야는 언제든 순종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가서 이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라고 전하라 명령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선지자가 전해야 할 말씀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아무리 남유다 지도자들과 백성들을 향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도 그들이 돌이키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가지고 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나님의 비밀을 비유로 말씀하시면서 ‘이는 그들로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며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여 돌이켜 죄 사함을 얻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완악한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반대하는 이들이 깨닫지 못하게 하시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어서 ‘이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그들의 눈이 감기게 하라 염려하건대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돌아와 고침을 받을까 하노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서 말씀이 선지자가 백성에게 전해야 할 말씀이라면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이사야에게 당부하시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남유다 백성을 더는 ‘내 백성’이라고 하지 않으시고, ‘이 백성’이라고 말씀하시므로 하나님과 남유다 백성들 간의 관계가 멀어졌음을 드러내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되 그들이 깨닫지 못하게 하라시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을 통하여 수없이 경고하고 긍휼을 베푸시며 회개를 촉구하여도 듣지 않았던 남유다 백성들을 향하여 이제 심판을 실행하시기로 작정하셨으므로 더는 그들이 회개하여 하나님께서 다시 그 뜻을 돌이켜 용서하시는 일을 반복하지 않게 하시겠다는 결단의 말씀입니다.

이사야는 참담한 심정으로 ‘주여 어느 때까지니이까’하고 묻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나라 전체가 완전히 황폐케 되고 백성들이 모두 포로로 끌려갈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긍휼을 잊지 않으시는 것은 밤나무와 상수리 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에서 새싹이 돋듯이 거룩한 씨를 남겨 이 땅의 그루터기가 되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시므로 새 유대를 만드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그루터기’와 ‘거룩한 씨’는 일차적으로는 하나님께서 남기신 사람들로 바벨론 포로에서 해방되어 귀환하게 될 사람들을 의미하지만, 여기서 ‘거룩한 씨’는 궁극적으로 참된 구원을 이루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예표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시대에서 복음은 여전히 전파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점점 완악해져서 복음을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합니다.

시대의 악함으로 낙심치 말고 그리스도 안에서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