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언약” (시 105:8-15)

8.그는 그의 언약 곧 천 대에 걸쳐 명령하신 말씀을 영원히 기억하셨으니

9.이것은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이고 이삭에게 하신 맹세이며

10.야곱에게 세우신 율례 곧 이스라엘에게 하신 영원한 언약이라

11.이르시기를 내가 가나안 땅을 네게 주어 너희에게 할당된 소유가 되게 하리라 하셨도다

12.그 때에 그들의 사람 수가 적어 그 땅의 나그네가 되었고

13.이 족속에게서 저 족속에게로, 이 나라에서 다른 민족에게로 떠돌아다녔도다

14.그러나 그는 사람이 그들을 억압하는 것을 용납하지 아니하시고 그들로 말미암아 왕들을 꾸짖어

15.이르시기를 나의 기름 부은 자를 손대지 말며 나의 선지자들을 해하지 말라 하셨도다

앞서 시인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하나님께서 역사 속에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들을 기억하여 감사와 찬송을 올려드리며 그 놀라운 일을 만민이 알도록 선포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오늘 본문도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을 신실하게 실행하시는 분이심을 들어 찬양하는 내용입니다.

고대의 언약은 보통 쌍방이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맺으며 그 언약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맹세로 짐승을 쪼개 그 사이를 지나면서 혹 언약이 파기 되면 어긴 쪽은 쪼갠 짐승처럼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언약의 의식을 행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인간과 언약을 맺으실 때 일방적이고 선언적 형태로 언약을 맺으시는데, 그 이유는 인간은 하나님과 맺으신 언약을 쉽게 잊어버리고 깨뜨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시인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을 ‘그의 언약’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천 대에 걸쳐 명령하신 말씀을 영원히 기억하셨으니’라고 말씀합니다.

‘천 대’라는 말은 문자적으로 천 세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언약 즉 명령하신 말씀을 기억하시되 영원토록 잊지 않으시고 반드시 실행하시는 분이십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맺으신 언약을 구체적으로 ‘이것은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이고 이삭에게 하신 맹세이며 야곱에게 세우신 율례 곧 이스라엘에게 하신 영원한 언약이라’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택하사 아버지 데라와 갈대아 우르에서 하란으로 이주한 그를 불러 ‘지시할 땅으로 가라’ 명하셨고, 본문 11절과 같이 ‘내가 가나안 땅을 네게 주어 너희에게 할당된 소유가 되게 하리라’ 약속하셨습니다.

창 15장에서는 가나안으로 이주한 아브라함에게 구체적인 언약 의식이 나오는데, 아브라함의 ‘주 여호와여 내가 이 땅을 소유로 받을 것을 무엇으로 알리이까?’라고 질문에,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제단을 쌓고 ‘삼 년 된 암소와 삼 년 된 암염소와 삼 년 된 숫양과 산비둘기와 집비둘기 새끼’를 쪼개 놓도록 명하십니다.

아브라함이 새는 쪼개지 않았다고 나오는 데 이는 불순종의 모습이 아닌 이후 제사 의식을 따라 미루어 볼 때 쪼개지 않고 머리를 끊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하나님께는 나타나 그 언약을 체결한 의미로 횃불이 그 쪼갠 사이로 지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맺으신 언약이 생명을 걸고라도 반드시 지켜질 언약이라는 확증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목숨을 거신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하나님께서는 그의 언약을 지키시기 위해 언약을 파기한 인간들을 위해 독생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시어 생명을 내어 주시기까지 언약을 지키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은 그 후손인 이삭에게는 맹세로, 야곱에게는 율례로 전해졌습니다.

즉 언약의 체결 대상을 아브라함, 이삭, 야곱으로 기록한 것인데, 법정에서의 증인의 개념으로 그들과 맺으신 언약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의미로 표현한 것입니다.

또 그들과 맺으신 언약은 곧 ‘이스라엘에게 하신 영원한 언약’이라고 말씀합니다.

‘이스라엘’은 ‘야곱’의 다른 이름이지만, 여기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하나님께서는 조상들과 맺으신 언약을 그들의 후손들에게까지 영원한 언약으로 삼고 지키시는 분이심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때에는 아직 그들의 가족의 수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약속처럼 그 땅을 완전히 차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나그네처럼 주변 국가들을 떠돌아다니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브라함과 이삭의 경우 아내를 빼앗길 뻔한 위험에 처하기도 하였고, 야곱은 세겜에서 시므온과 레위가 세겜 족속을 살인하여 주변 부족들에게 공격당할 위기에 놓이기도 하였습니다.

15절에서 ‘나의 기름 부은 자를 손대지 말며 나의 선지자들을 해하지 말라’라고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것으로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말씀을 하신 것은 창세기 20장의 블레셋 지역의 그랄 왕 아비멜렉에게 하신 말씀에서 유일하게 나오지만, 하나님께서는 택하신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을 다른 사람이 억압하는 것을 용납하지 아니하시고 그들로 말미암아 왕들을 꾸짖어 그들이 감히 건들지 못하도록 지켜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대로 복을 누리며 그 은혜 가운데 사시는 영적 이스라엘의 삶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