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위하여” (시 94:16-23)

16.누가 나를 위하여 일어나서 행악자들을 치며 누가 나를 위하여 일어나서 악행하는 자들을 칠까

17.여호와께서 내게 도움이 되지 아니하셨더면 내 영혼이 벌써 침묵 속에 잠겼으리로다

18.여호와여 나의 발이 미끄러진다고 말할 때에 주의 인자하심이 나를 붙드셨사오며

19.내 속에 근심이 많을 때에 주의 위안이 내 영혼을 즐겁게 하시나이다

20.율례를 빙자하고 재난을 꾸미는 악한 재판장이 어찌 주와 어울리리이까

21.그들이 모여 의인의 영혼을 치려 하며 무죄한 자를 정죄하여 피를 흘리려 하나

22.여호와는 나의 요새이시요 나의 하나님은 내가 피할 반석이시라

23.그들의 죄악을 그들에게로 되돌리시며 그들의 악으로 말미암아 그들을 끊으시리니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 그들을 끊으시리로다

이제까지 시인은 악인들의 행악을 하나님께 고발하고 악인이 받을 징벌과 의인이 받을 복에 관하여 말씀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고난 중에 있는 시인이 의인을 복주시는 하나님께서 나의 구원자 되심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시인은 ‘누가 나를 위하여 일어나서 행악자를 치며 누가 나를 위하여 일어나서 악행하는 자들을 칠까’라고 말씀합니다.

이는 시인이 악인들 앞에서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 상태임을 보여주며, 자신을 위하여 싸워줄 누군가를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는 개역개정 번역에서는 ‘일어나서’라는 단어가 똑같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이나 원문에서 전자(야쿰)는 결단하여 급히 일어나는 것을 표현한 것이고, 후자(이트얏체브)는 지속해서 머물러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즉 자신을 핍박하는 그들을 치기 위해 일어나 계속해서 그들을 제압할만한 분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문문은 아무리 찾아도 사람들 가운데는 도울 수 있는 자가 아무도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가 찾는 것은 도울 힘이 없는 사람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으신 여호와 하나님의 도움입니다.

그렇기에 ‘여호와께서 내게 도움이 되지 아니하셨더면 내 영혼이 벌써 침묵 속에 잠겼으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

그 절박한 죽음의 위기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했던 시인은 그 기억을 회상하며 지금도 도우실 것을 고대합니다.

지금도 악인들의 핍박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도우셨기에 살아 있음을 감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셔서 고난 가운데도 돌보고 계신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주의 도우심과 돌보심이 있었기에 저와 여러분이 주의 크신 은혜를 사모하며 현재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여호와여 나의 발이 미끄러진다고 말할 때에 주의 인자하심이 나를 붙드셨사오며’라고 고백합니다.

‘나의 발이 미끄러진다’는 의미는 갑작스러운 위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오는 고난으로 인하여 거의 버틸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극한 상황에서 흘러나오는 탄식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넘어지지 않고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주의 인자하심’이 시인을 붙드셨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주의 인자하심은 언약에 기초한 변치 않는 하나님의 사랑을 말하며, ‘붙드셨다’는 단어는 미완료형 동사로 그 사랑이 단회적이 아닌 끊임없이 계속해서 함께 하셨음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시인은 ‘내 속에 근심이 많을 때에 주의 위안이 내 영혼을 즐겁게 하시나이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근심’은 마음이 나뉜다는 뜻으로 오랜 핍박으로 인해 마음이 심히 혼란스러운 상태라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근심이 많을 때 주의 위안이 주어졌습니다.

즉 고난의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침묵으로 말미암아 실족할 뻔 했던 시인은 하나님께서 반드시 악인을 벌하시고 의인을 구원하시리라는 확신을 얻게 되면서 마음에 위안을 얻고 영혼의 즐거움을 회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문에서 ‘위안’은 복수형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하나님의 위로의 방법이 여러 가지로 주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날도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어떠한 징조로, 누군가의 말로 또 여러 가지 자연현상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은 너무 많이 보여주고 계십니다.

악한 재판장 즉 악한 권력자들은 교묘히 법을 이용하여 가난한 자들을 억울하게하고 힘없는 자들을 멸시합니다.

시인은 이러한 자들은 하나님께서 다스리는 이 땅에 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합니다.

그들은 서로 모의하여 의인들을 해할 음모를 꾸미고 심지어 죄없는 자에게 죽음의 판결을 내립니다.

그러나 시인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여호와는 나의 요새이시오 나의 하나님은 내가 피할 반석이시라’라고 찬양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악인들이 아무리 많이 모여 모의하고 악행을 저지른다하여도 결국은 의인들을 보호하사 환난을 면케 하여주시고 악인들의 죄악을 그들에게 되돌리시며 완전한 멸망으로 갚아 주실 것입니다.

시인은 ‘그들을 끊으시리니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 그들을 끊으시리로다’라고 반복하여 말씀하므로 하나님께서 반드시 그들을 심판하실 것이라는 확신에 찬 고백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의 위로와 인자하심으로 말미암아 어떠한 상황에서도 평안을 누리며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