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 (시 84:5-12)

5.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6.그들이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에 그 곳에 많은 샘이 있을 것이며 이른 비가 복을 채워 주나이다

7.그들은 힘을 얻고 더 얻어 나아가 시온에서 하나님 앞에 각기 나타나리이다

8.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소서 야곱의 하나님이여 귀를 기울이소서 （셀라）

9.우리 방패이신 하나님이여 주께서 기름 부으신 자의 얼굴을 살펴 보옵소서

10.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11.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이시라 여호와께서 은혜와 영화를 주시며 정직하게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임이니이다

12.만군의 여호와여 주께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시인은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라고 말씀합니다.

4절에서는 주의 집에서 마음껏 예배하는 자들을 향한 부러움이 섞여 있었다고 한다면, 5절에서는 자신처럼 성전을 사모하면서도 자유롭게 갈 수 없는 처지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도 하나님께서 동일한 은혜를 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시인은 ‘주께 힘을 얻고’라는 말씀을 통해 비록 성전에 갈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많이 쇠약해졌지만, 어떠한 고난의 상황에서도 주께서 힘을 주시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보여줍니다.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현재 상황이 성전을 향하여 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 마음이 항상 시온을 향하여 대로가 열려 있듯이 성전을 향하고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원문에서는 ‘시온’이라는 말이 없고 단지 ‘큰 길’이라는 단어만 나오지만, 7절에서 시온을 언급하므로 역자가 그 의미를 명확히 보여주고자 의역한 것입니다.

오늘날도 하나님께서는 주를 사모하는 모든 성도에게 새 힘을 주시며, 함께 예배할 수 없는 상황에도 그 마음에 항상 교회와 예배를 사모하는 모든 성도에게 동일한 은혜와 복을 주시는 줄 믿습니다.

예루살렘으로 가는 메마른 계곡에 자라는 발삼나무에서 수액이 눈물처럼 맺혀 흐르는 모습을 보고 그곳을 ‘눈물 골짜기’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를 근거로 시인은 ‘그들이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에’라고 말씀하며 하나님께 복을 받은 성도라고 할지라도 눈물이 가득한 골짜기를 지나는 시련의 때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시인은 ‘그 곳에 많은 샘이 있을 것이며 이른 비가 복을 채워 주나이다’라고 말씀합니다.

즉 하나님께서 메마른 눈물 골짜기에 많은 샘이 흐르게 하셔서 순례자로 목을 축이게 하듯이 주를 사모하는 자에게 고난을 이기게 하시고 위로와 축복으로 채워 주실 것이며, 물 없는 계곡과 웅덩이에 이른 비로 풍족히 채워 주셔서 농부가 마음껏 농사를 짓게 하시는 것 같이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에게 은혜로 채우실 것을 고대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그들은 힘을 얻고 더 얻어 나아가 시온에서 하나님 앞에 각기 나타나리이다’라고 말씀합니다.

이는 시인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소망입니다.

눈물 골짜기를 지나며 절망의 순간을 경험하면서도 하나님께서 많은 샘과 이른 비를 주시므로 더욱 힘을 얻어 결국은 승리하게 시온에 있는 성전 즉 하나님 앞에 서게 될 날을 고대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와 야곱의 하나님을 부르며 이러한 소망을 들으시고 귀 기울이시기를 간절히 간구합니다.

이어서 ‘우리 방패이신 하나님’을 부르는 것은 현재 시인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으며, 그가 ‘주께서 기름 부으신 자의 얼굴을 살펴 보옵소서’라고 말하는 것은 시인이 이스라엘을 통치하는 왕과 동행하고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이러한 정황으로 볼 때 학자들 가운데는 압살롬에게 쫓기는 다윗 왕을 보며 동행한 시인이 묘사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시인은 다른 곳 즉 악인의 장막에서 천 날 동안을 사는 것보다 단 하루라도 하나님의 성전에서 문지기로 사는 것이 더 좋다고 말씀합니다.

어떤 이는 문지기를 비천한 직무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고라 자손들은 이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였습니다(대상 26:1).

이렇게까지 성전을 사모하는 이유를 시인은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이시라 여호와께서 은혜와 영화를 주시며 정직하게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임이니이다’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정직하게 자기를 경외하고 성전을 사모하는 자에게 ‘해와 방패’처럼 힘을 주시고 보호하시며 소망을 이루사 성전에 이르게 하시어 은혜와 영화와 모든 좋은 것을 아끼지 않고 채워 주실 것입니다.

시인은 마지막으로 1절에서와 같이 만군의 여호와를 부르며 ‘주께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주께 의지하는 자’는 이제까지 성전을 사모하며 주를 향한 믿음을 끝까지 잃지 않는 모든 사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인생의 눈물 골짜기에도 샘물과 이른 비로 채우시는 주의 은혜를 체험하며 승리하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