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시 84:1-4)

1.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2.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 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

3.나의 왕, 나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

4.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셀라）

시편 84편의 표제는 ‘고라 자손의 시, 인도자를 따라 깃딧에 맞춘 노래’입니다.

시편에 ‘고라 자손의 시’는 모두 11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본 시는 그 가운데 8번째 시입니다.

‘고라 자손의 시’라는 표현은 고라 자손 가운데 한 사람이 저자라는 의미일 수도 있겠으나, 학자들 가운데는 고라 자손이 보관해오며 성전에서 찬양곡으로 사용하던 것으로 주장하기도 합니다.

본 시는 누가 어떠한 배경 가운데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내용을 볼 때 어떠한 핍박으로 인해 오랫동안 성전을 떠나 사는 시인이 성전을 사모하며 다시 방문하기를 소망하는 가운데 썼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이들은 다윗이 압살롬에게 쫓기어 예루살렘 성을 빠져 나왔을 때 동행하였던 고라 자손 가운데 한 사람이 저자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깃딧’은 ‘기쁜 곡조’라는 뜻을 가진 곡조의 이름으로 지휘자가 이 곡조에 맞춰 예배 시에 이 시편을 찬양하였습니다.

시인은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라고 말씀합니다.

‘만군의 여호와’라는 칭호는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다스리시는 유일하신 주권자이시라는 의미입니다.

보통은 전쟁과 관련하여 이스라엘을 보호하시고 승리로 이끄시는 언약의 하나님을 부르는 칭호입니다.

시인이 하나님을 ‘만군의 여호와’라고 부르는 것은 현재 시인이 겪고 있는 고난의 상황이 심히 위중하다는 사실을 암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하나님의 하늘 보좌가 아닌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라고 말씀합니다.

이 시가 압살롬의 반역을 배경으로 한다면, ‘주의 장막’은 하나님의 궤가 모셔 있는 예루살렘의 성막을 의미합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 하나님의 궤가 모셔 있는 성막을 생각하며 ‘주의 장막’을 향한 간절한 사모함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장막 자체로는 잘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견고하게 잘 지어진 다윗성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형태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시인이 어떠한 견고한 성이나, 잘 만들어진 집보다 더 주의 장막을 사랑하는 것은 그 장막이 곧 하나님께서 임재하셔서 이스라엘을 다스리시는 장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현재 그렇게 사랑하는 주의 장막을 향하여 나아갈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에,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라고 말씀합니다.

‘여호와의 궁정’은 보통 성전의 뜰을 의미하는 데, 시인은 성막 또는 성전의 뜰에서 하나님께 기쁨으로 제사 드리던 기억을 회상하며 다시 그때가 오기를 사모하여 몸과 마음에 쇠약해진 상태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기도는 시인을 위협하는 대적이 가진 어떤 무기보다 강력한 능력 있는 무기가 되는 줄 믿습니다.

엘리야가 기도할 때 갈멜산 제단에 불이 내렸으며, 성도들이 기도할 때 베드로가 갇힌 옥문이 열렸습니다.

히스기야가 기도할 때 생명을 15년이나 연장받았으며, 여호사밧이 기도할 때 암몬, 모압, 에돔 연합군이 패하였습니다.

어떠한 급박한 상황에서도 기도함으로 승리하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

시인은 다시 하나님을 향하여 ‘나의 왕, 나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라고 부릅니다.

원문에서는 ‘만군의 여호와’가 먼저 나오고 이어서 ‘나의 왕, 나의 하나님’이라는 표현이 뒤 따릅니다.

이는 성소에 임재하신 하늘과 땅의 절대 주권자이신 하나님만이 유일한 이스라엘의 왕이며 자신의 왕이라는 뜻입니다.

이어서 시인은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주의 제단은 분향을 드리는 제단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성전을 의미하는 상징적 의미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성막 또는 성전에 하찮은 참새나 제비도 보금자리를 만들고 새끼를 둘 정도로 마음껏 드나드는 데 시인은 현재 그렇게 사모하는 성전에 나아갈 사정이 되지 못하므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라고 말씀합니다.

이는 주의 성전에서 봉사하는 제사장들이나 레위인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예배하고자 주의 성소 뜰 안에 서 있는 모든 사람을 축복하는 말씀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고난 중에 성전을 찾을 수 없는 시인이 다시 성전에서 주를 찬송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고대하며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자들이 받는 복을 자신도 누리게 되기를 소망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주의 전에서 예배를 사모하여 나온 모든 성도의 삶 속에 주께서 예비하신 충만한 복을 넘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