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여 침묵하지 마소서” (시 83:1-8)

1.하나님이여 침묵하지 마소서 하나님이여 잠잠하지 마시고 조용하지 마소서

2.무릇 주의 원수들이 떠들며 주를 미워하는 자들이 머리를 들었나이다

3.그들이 주의 백성을 치려 하여 간계를 꾀하며 주께서 숨기신 자를 치려고 서로 의논하여

4.말하기를 가서 그들을 멸하여 다시 나라가 되지 못하게 하여 이스라엘의 이름으로 다시는 기억되지 못하게 하자 하나이다

5.그들이 한마음으로 의논하고 주를 대적하여 서로 동맹하니

6.곧 에돔의 장막과 이스마엘인과 모압과 하갈인이며

7.그발과 암몬과 아말렉이며 블레셋과 두로 사람이요

8.앗수르도 그들과 연합하여 롯 자손의 도움이 되었나이다 （셀라）

시편 83편은 표제가 ‘아삽의 시 곧 노래’라고 되어있습니다.

본 시는 표제가 ‘아삽의 시’라고 돼 있는 12편의 시 중 마지막 편입니다.

그러나 본 시의 저자가 다윗 시대의 ‘아삽’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5-8절에 나오는 10개국이 연합하여 공격한 일이 역사상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윗 시대에는 여러 나라와 정복 전쟁을 치렀는데, 사무엘하 8장에서는 이스라엘을 괴롭혀 오던 블레셋, 모압, 소바, 아람, 아말렉, 에돔 등을 정벌하였고, 역대상 19장에서는 암몬이 아람과 연합하여 이스라엘을 공격한 일이 있었지만, 다윗이 이끄는 이스라엘이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이러한 전쟁들을 시의 배경으로 볼 때는 이스라엘의 주변 10개국이 연합하여 이스라엘을 공격하였다기보다는 마치 연합이라도 하듯 이스라엘을 대적하는 주변 국가들을 정복한 사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다윗이 전쟁에서 위기에 처한 일들을 기록하고 있지 않지만, 시편 144편의 말씀을 볼 때는 다윗이 이 전쟁에서 위기의 순간도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본 시가 다윗 시대의 아삽이 아닌 후대에 기록된 것으로 주장하는 이들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는 이스라엘이 큰 위기를 겪었던 전쟁이 없었음을 들어 본 시의 절박한 간구의 내용과는 대치가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이유로 어떤 이들은 본 시의 배경을 역대하 20장에 나오는 유다 여호사밧 왕 때 모압, 암몬, 에돔의 연합 공격을 배경으로 한다고 주장합니다.

난제는 다른 나라들의 연합도 문제지만, 8절에서 나오는 앗수르의 등장인데, 앗수르가 이스라엘 주변 국가들과 연합하여 이스라엘을 공격한 전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8절에서 ‘앗수르도 그들과 연합하여 롯 자신의 도움이 되었나이다’라는 말이 직접적인 연합이 아닌 전쟁 물자를 공급하는 후방지원으로 해석할 경우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전쟁에서도 하나님께서 여호사밧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친히 역사하시므로 그들이 서로 싸워 자멸하며 도망하게 하셨고, 그들이 버리고 간 탈취물을 거둬들이는 데만 3일이 걸릴 정도의 큰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 외에도 바벨론 포로기 이후나 후대의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대부분 학자는 앞선 두 견해를 지지합니다.

본 시의 내용은 이방 나라들의 음모와 계략을 하나님께 고발하고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하나님이여 침묵하지 마소서 하나님이여 잠잠하지 마소서 조용하지 마소서’라고 간구합니다.

이스라엘을 공격하려 음모를 꾸미는 대적들의 행동에 더는 침묵하지 마시고 속히 역사해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글 번역에서는 ‘하나님이여’라는 말이 두 번 반복되고 있는데, 원문에서는 서두에 ‘엘로힘’을, 말미에는‘엘’이라는 신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즉 서두에서는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상징하는 ‘엘로힘’을 부르고, 말미에는 하나님의 강하심을 나타내는 ‘엘’을 부르므로 하나님께서 그 전능하신 권능으로 침묵을 깨고 위기에 처한 이스라엘을 도우시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이스라엘을 대적하는 나라들이 거세게 밀려오는 파도처럼 시끄럽게 떠들며 거만한 모습으로 머리를 들고 이스라엘을 치기 위해 연합하여 논의하고 있음을 고발합니다.

그들은 의논하여 말하기를 ‘가서 그들을 멸하여 다시 나라가 되지 못하게 하여 이스라엘의 이름으로 다시는 기억되지 못하게 하자’라고 합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대적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대적하는 ‘주의 원수들’입니다.

그들의 ‘이스라엘의 이름을 다시는 기억되지 못하게 하자’라는 말은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역사상 아무도 기억 조자 하지 못하도록 완전히 멸해버리자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이는 오늘날 세상이 연합이라도 하듯 교회를 대적하며 주의 복음이 전해지는 것을 방해하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전능하시고 유일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세상을 이겨나가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