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심판을 두려워하나이다” (시 119:113-120)

113.내가 두 마음 품는 자들을 미워하고 주의 법을 사랑하나이다

114.주는 나의 은신처요 방패시라 내가 주의 말씀을 바라나이다

115.너희 행악자들이여 나를 떠날지어다 나는 내 하나님의 계명들을 지키리로다

116.주의 말씀대로 나를 붙들어 살게 하시고 내 소망이 부끄럽지 않게 하소서

117.나를 붙드소서 그리하시면 내가 구원을 얻고 주의 율례들에 항상 주의하리이다

118.주의 율례들에서 떠나는 자는 주께서 다 멸시하셨으니 그들의 속임수는 허무함이니이다

119.주께서 세상의 모든 악인들을 찌꺼기 같이 버리시니 그러므로 내가 주의 증거들을 사랑하나이다

120.내 육체가 주를 두려워함으로 떨며 내가 또 주의 심판을 두려워하나이다

오늘 본문은 시편 119편의 22연 중 15번째 연으로 8행으로 되어있고 각행의 첫 글자는 싸멕(ס)입니다.

시의 내용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시인의 사랑과 악인에 대한 심판을 간구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내가 두 마음을 품은 자들을 미워하고 주의 법을 사랑하나이다’라고 말씀합니다.

‘두 마음을 품은 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어느 정도는 따를지라도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해도 선택적으로 따를 뿐 이익에 반하면 언제든 배신할 마음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하나님을 섬기면서 여러 우상을 함께 섬기는 모습과 같은 것입니다.

야고보는 두 마음을 품은 사람에 대해 ‘이런 사람은 무엇이든지 주께 얻기를 생각하지 말라’(약 1:7)라고 말씀했습니다.

시인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며 세상 어떤 것에도 마음을 두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힌 것입니다.

시인이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바랄 수 있는 것은 ‘주는 나의 은신처시오 방패시라’고백하는 것처럼 자신을 환난 중에 숨기시고 보호해주실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시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시인은 행악자들을 향하여 ‘나를 떠날지어다’라고 강력하게 명령하고 ‘나는 내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리로다’라고 단호히 신앙의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행악자는 시인이 하나님의 말씀에서 멀어지도록 유혹하거나 핍박하는 자들로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문맥상 드러나는 대상은 앞서 말씀했던 ‘두 마음을 품은 자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혹 이러한 자들이 직접 시인과 같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기를 소원하는 자들을 핍박하거나 유혹하지는 않을지라도 그들과 어울리고 생활을 공유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물들게 되고 하나님의 말씀에서 벗어나게 될 위험이 있기에 시인은 그들을 향하여 ‘나를 떠날지어다’라고 강력하게 명령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주의 말씀대로 나를 붙들어 살게 하시고’라고 간구합니다.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행악자들의 영향에서 벗어나 완전히 분리된 삶을 살기란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은신처와 방패가 되어 붙들어 주시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합당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시인의 믿음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 친히 주의 말씀대로 살도록 붙들어 주시므로 말미암아 이제까지 주의 말씀에 근거하여 고난 중에 구원을 소망하던 시인의 신앙이 부끄럽지 않게 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만일 하나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믿고 준행하는 자 미혹되어 두 마음을 품은 자들과 같이 된다면 그것은 자신의 부끄러움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다시 한번 ‘나를 붙드소서’라고 반복하여 간구하며, 주께서 붙들어 주시면 어떠한 고난에도 구원을 얻게 될 것이며, 자신은 더욱 하나님의 말씀을 주의하여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 시인은 행악자들 즉 두 마음을 품은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말씀합니다.

먼저는 주의 율례들에서 떠나는 자는 주께서 다 멸시하셨으니 그들의 속임수는 허무함이니이다라고 말씀합니다.

이러한 자들은 완전히 고의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들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유혹이 올 때는 쉽게 넘어가 하나님의 말씀에서 떠나 배반하는 자들입니다.

신앙이 좋은 것처럼 속일지라도 그들의 신앙은 속임수에 지나지 않으며 아무런 신앙의 유익이 없는 허무일 뿐입니다.

나아가 그들은 세상의 모든 악인들이 찌꺼기가 버림을 받듯이 심판 받을 때 함께 심판받게 될 것입니다.

시인은 이러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믿기에 더욱 주의 말씀을 ‘사랑하나이다’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드러내 온 시인은 ‘내 육체가 주를 두려워함으로 떨며 내가 또 주의 심판을 두려워하나이다’라고 고백하는데, 이는 단순히 하나님과 하나님의 심판을 향한 두려움이라기보다는 악인에 대한 심판의 엄중함을 알기에 구원받은 성도로서 더더욱 하나님을 경외하게 된다고 신앙의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성도로서 두 마음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준행하므로 어떠한 고난 가운데도 은신처와 방패 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며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