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시 119:105-112)

105.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106.주의 의로운 규례들을 지키기로 맹세하고 굳게 정하였나이다

107.나의 고난이 매우 심하오니 여호와여 주의 말씀대로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

108.여호와여 구하오니 내 입이 드리는 자원제물을 받으시고 주의 공의를 내게 가르치소서

109.나의 생명이 항상 위기에 있사오나 나는 주의 법을 잊지 아니하나이다

110.악인들이 나를 해하려고 올무를 놓았사오나 나는 주의 법도들에서 떠나지 아니하였나이다

111.주의 증거들로 내가 영원히 나의 기업을 삼았사오니 이는 내 마음의 즐거움이 됨이니이다

112.내가 주의 율례들을 영원히 행하려고 내 마음을 기울였나이다

오늘 본문은 시편 119편의 22연 중 14번째 연으로 8행으로 되어있고 각행의 첫 글자는 눈(נ)입니다.

본문의 내용은 극심한 고난과 생명의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준행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습니다.

시인은 고난, 위기, 올무 등의 표현을 사용하므로 현재 상황이 매우 위태로운 상태라는 것을 하나님 앞에 드러내고 있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에도 시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지 않고 오직 그 말씀에서 위로와 새 힘을 얻으려는 신실한 믿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인은 ‘주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라고 말씀합니다.

본문에서 어둠을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등과 빛을 말씀하므로 현재 시인이 겪고 있는 고난으로 인해 칠흑 같은 어둠처럼 암담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시인은 어둠이라는 부정적 단어보다는 ‘등’과 ‘빛’이라는 긍정적 단어만을 말하므로 부정적인 현실에 굴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준행하므로 승리하고자 하는 신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발’과 ‘길’은 인생의 모든 행위와 방향 등을 비유하는 것으로 어둠 속에서 발은 실족하기 쉽고, 길은 잘못 들어 헤맬 수 있지만, ‘등’은 아무리 칠흑 같은 어둠 속이라도 앞길을 밝히 보여주므로 발이 실족하지 않게 하고, ‘빛’은 밝은 달이 길 전체를 비추듯 비추어 웅덩이와 같은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보호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등과 빛처럼 인생이 곁길로 가지 않도록 보호하고 바른길을 가도록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에 시인은 ‘주의 의로운 규례들을 지키기로 맹세하고 굳게 정하였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이는 하나님 앞에서의 개인적 각오를 더욱 강력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언약적 개념으로 말씀에 대한 준행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이런 말씀에 대한 신뢰와 실천 의지를 밝힌 뒤에는 그에 따른 복에 관한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시인은 ‘나의 고난이 매우 심하오니 여호와여 주의 말씀대로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라고 고백합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신뢰와 준행 의지를 견고하며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여전히 고난이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고난으로 인하여 거반 죽게 되었다는 고백입니다.

어찌 생각해보면 이러한 전개가 우리의 현실에 더욱 가까운 상황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칫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듣고 준행하는 것이 복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과의 사랑을 바탕으로 한 인격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복을 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사랑하는 성도의 신앙의 표현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믿고 전심으로 사랑하는 성도는 그의 말씀을 믿고 사랑하며 준행하는 성도이고 그러한 성도는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기도하며 의심 없이 구원을 소망하고 인내로 기다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시인은 사랑하고 신뢰하는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고난을 이기고 살아나게 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시인은 ‘내 입이 드리는 자원제물을 받으시고 주의 공의를 내게 가르치소서’라고 간구합니다.

이는 실제적인 자원제물이라기보다는 입술로 드리는 감사와 찬양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 자원제물을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고 현재 상황을 이겨낼 합당한 말씀을 가르쳐주시기를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시인의 삶의 태도는 항상 위기에 있어도, 악인들의 올무 앞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잊지 않고 떠나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에 더해 시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기업 즉 소유의 전부라고 고백하고 이것이 자신의 즐거움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것을 다 잃는다고 해도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그 언약을 소유한 성도는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그의 성품이 반영된 것이기에 성도가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취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토록 사모하고 준행하여야 할 당위성을 갖습니다.

발의 등이며, 길의 빛이 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어둠 같은 세상에도 승리하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