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의 뿔은 높이 들리로다” (시 75:4-10)

4.내가 오만한 자들에게 오만하게 행하지 말라 하며 악인들에게 뿔을 들지 말라 하였노니

5.너희 뿔을 높이 들지 말며 교만한 목으로 말하지 말지어다

6.무릇 높이는 일이 동쪽에서나 서쪽에서 말미암지 아니하며 남쪽에서도 말미암지 아니하고

7.오직 재판장이신 하나님이 이를 낮추시고 저를 높이시느니라

8.여호와의 손에 잔이 있어 술 거품이 일어나는도다 속에 섞은 것이 가득한 그 잔을 하나님이 쏟아 내시나니 실로 그 찌꺼기까지도 땅의 모든 악인이 기울여 마시리로다

9.나는 야곱의 하나님을 영원히 선포하며 찬양하며

10.또 악인들의 뿔을 다 베고 의인의 뿔은 높이 들리로다

2-3절에 이어 4-5절까지도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는 형식으로 시인이 대언하고 있습니다.

‘내가 오만한 자들에게 오만하게 행하지 말라 하며 악인들에게 뿔을 들지 말라 하였노니’라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이전에 이러한 말씀을 하셨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씀입니다.

언제 이러한 말씀을 하였는지는 밝히고 있지 않지만, 성경에서 유사한 구절을 찾자면 한나의 기도 가운데 ‘심히 교만한 말을 다시 하지 말 것이며 오만한 말을 너희의 입에서 내지 말지어다 여호와는 지식의 하나님이시라 행동을 달아 보시느니라(삼상 2:3)’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 안에서 어떤 특정한 구절을 지칭하신 것이라기보다는 이전부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말씀하셨던 경고와 보여주신 악인들의 멸망을 근거로 말씀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오만한 자들’는 교만하여 자신을 하나님의 위치까지 끌어 올리는 자들을 의미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자들에게 ‘오만하게 행하지 말라’라고 수없이 경고하셨습니다.

또 ‘뿔’이 상징하는 것이 ‘능력’, ‘권위’, ‘힘’, ‘영광’ 등이므로 앞서 말씀한 오만한 자들이 자신들의 힘과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행하는 대표적인 행위로 하나님께 도전하는 모습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는 악인들에게 ‘뿔을 들지 말라’라고 경고하신 것입니다.

그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을 대적하는 악한 무리는 이러한 행동들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만한 악인들에게 ‘너희 뿔을 높이 들지 말려 교만한 목으로 말하지 말지어다’라고 다시 명령하십니다.

이스라엘이 범죄할 때 이스라엘을 치도록 이방 나라에게 허락하시는 이유는 부모가 어긋난 자식을 훈계하는 회초리를 드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회초리가 교만하여 이스라엘을 훈계하거나 어떤 능력이 있어서 이스라엘을 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하나님의 위치에 있는 것처럼 오만과 악행을 저지르며 교만한 목으로 악한 말을 쏟아 낼 때는 그 임무를 다한 후에는 철저하게 심판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한낱 도구에 불과한 그들을 향하여 교만하지 말 것을 경고하시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고는 오늘날도 회개치 않고 교만하여 악한 말과 행동으로 성도들을 핍박하는 모든 세상을 향한 말씀입니다.

주의 재림의 때에 심판은 있을 것이며, 모든 악한 자들이 그들의 행한 대로 보응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어떠한 권세도 하나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가질 수 없으며, 스스로 높아지려 하는 자는 반드시 멸망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시인은 ‘오직 재판장이신 하나님이 이를 낮추시고 저를 높이시느니라’라고 말씀합니다.

만일 본 시가 히스기야 왕 때의 앗수르의 침공을 배경으로 한다면 교만하고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하나님을 모욕하던 랍사게와 앗수르왕 산헤립의 비참한 최후가 그 증거가 될 것입니다.

예루살렘을 포위했던 앗수르 군대는 전멸하였고, 산헤립은 니느웨로 돌아가서 두 아들의 반역으로 죽었습니다.

이 사건이 배경이 아닐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역사상 수많은 오만한 자들을 징벌하셨고, 다윗과 같이 하나님 앞에 겸손한 자들을 높이셨습니다.

8절에서는 하나님의 진노의 잔을 묘사하고 있는데, 마치 평소 악인들이 즐겨 포도주와 섞은 술로 취하기를 즐겼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이 진노의 잔 쏟아 내실 때 그들은 그 진노의 찌꺼기까지도 남김없이 다 받아 마시며 멸망 받게 될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고난 중에도 낙심하지 않고 오히려 ‘야곱의 하나님을 영원히 선포하며 찬양하겠다’라고 선언합니다.

그가 믿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편에 스셔서 반드시 ‘악인들의 뿔을 다 베고 의인의 뿔을 높이’ 들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인내하며 주님께서 내 편이심을 의지하고 기쁨과 감사로 승리의 삶을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