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 감사하고 감사함은” (시 75:1-3)

1.하나님이여 우리가 주께 감사하고 감사함은 주의 이름이 가까움이라 사람들이 주의 기이한 일들을 전파하나이다

2.주의 말씀이 내가 정한 기약이 이르면 내가 바르게 심판하리니

3.땅의 기둥은 내가 세웠거니와 땅과 그 모든 주민이 소멸되리라 하시도다 （셀라）

시편 75편은 표제가 ‘아삽의 시, 인도자를 따라 알다스헷에 맞춘 노래’입니다.

표제에는 아삽의 시라고 되어 있지만, 학자들은 이 시의 내용이 이스라엘이 적국의 침략으로 위기를 겪었던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다윗의 시대에는 그러한 위기가 없었으므로 히스기야 왕 때의 앗수르의 침공이 배경이라고 주장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공격을 준비하던 앗수르 왕 산헤립이 이끄는 군사 185,000명을 전멸시키셨습니다.

이 사건을 배경으로 해석하게 되면 저자는 아삽이 아닌 아삽의 후손 중 한 사람일 것입니다.

반면 메튜헨리가 쓴 주석에서는 표제에는 시의 저자가 아삽으로 되어 있지만, 사울이 죽은 뒤 왕위에 오른 다윗의 상황이 본 시의 내용과 일치하므로 다윗이 저자이고 아삽에게 주어 연주하게 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본 시에서 나오는 악인들에 관하여 특정할 만한 단서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아삽이 이스라엘의 역사를 돌아보며 의인을 높이시고 악인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에 관하여 깊이 묵상하는 가운데 썼던 시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 시는 지휘자의 인도에 따라 ‘알다스헷’에 맞춰 예배 때 찬양대가 부르던 노래입니다.

‘알다스헷’은 시편 57편에서도 나오는 단어인데, 뜻은 ‘멸하지 마소서’이며 곡조의 이름입니다.

곡조에는 각각 이름이 있어서 시의 내용과 운율이 비슷한 경우 같은 곡조를 사용하였던 것입니다.

시인은 하나님께 감사하고 감사한다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감사’(호디누)는 원형이 ‘야다’인데 그뜻이 ‘손을 쭉 뻗다’라는 의미로 하나님께 사용될 때는 찬양하다, 경배하다, 인정하다, 고백하다 등의 뜻입니다.

시인은 천지를 지으신 전능하신 하나님을 뜻할 때 사용되는 신명 엘로힘을 사용하고 ‘감사’를 반복하여 사용하므로 오직 하나님만이 이스라엘의 경배와 감사를 받으실 유일하신 분이시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이러한 감사를 돌리는 이유를 ‘주의 이름이 가까움이라’라고 말씀합니다.

주의 이름은 하나님의 능력과 성품 또는 하나님 자신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주의 이름이 가까움이라’라는 말은 곧 하나님께서 친히 그 능력으로 임재하셔서 악인들을 심판하실 때가 가까웠다는 뜻의 고백인 것입니다.

만일 이 시의 배경이 앗수르의 유대 침공이라고 한다면 아직은 예루살렘을 포위했던 앗수르 군의 전멸이 있기 전 악인들에 대한 심판을 촉구하는 시인의 고백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주의 기이한 일들을 전파하나이다’라는 말씀은 아직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주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심판 때에 일어날 일로 인하여 사람들은 놀라게 될 것이고 그 소식을 선포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2-5절은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록한 것인데, 번역서에 따라 3절까지 또는 4절까지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보기도 하지만, 개역개정 성경에서는 5절까지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번역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정한 기약이 이르면 내가 바르게 심판하리니’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왜 즉시 심판하지 않으시고 기한을 정하셔서 심판하시는 것일까요?

그것은 악인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심판하지 않으시고 길이 참으사 회개의 기회를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요나 선지자를 앗수르의 수도인 니느웨로 보낼 때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회개의 기회를 주셨고, 그들이 회개할 때 멸망의 경고를 거두셨습니다.

그러나 회개치 않는 악인들에 대해서는 정하신 때에 공정하게 심판하실 것입니다.

정한 기한은 아무도 알 수 없기에 악인들은 하나님의 어떠한 경고가 주어져도 믿지도 않으며 들으려 하지도 않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이 임한 때는 악인이 어떠한 변명을 할지라도 용서받을 수 없으며 하나님의 공의로운 성품에 따라 반드시 심판받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땅의 기둥은 내가 세웠거니와 땅과 그 모든 주민이 소멸되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땅의 기둥’은 이 세상의 기초를 뜻하는 말이고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견고하게 세워 흔들리지 않도록 보호하고 계심을 뜻하는 말입니다.

‘땅과 그 모든 주민이 소멸되리라’는 말씀은 좁게는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대적들에 대한 완전한 심판을 의미하며, 넓게는 마지막 심판 때에 있을 세상의 멸망을 예언하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난 겪는 자기 백성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응답하사 정한 기약의 때에 반드시 복수하십니다.

어떤 어려움 가운데도 낙심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아뢰며 그 응답하심을 기다릴 줄 아는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