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때문에” (고전 4:9-13)

9.내가 생각하건대 하나님이 사도인 우리를 죽이기로 작정된 자 같이 끄트머리에 두셨으매 우리는 세계 곧 천사와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노라

10.우리는 그리스도 때문에 어리석으나 너희는 그리스도 안에서 지혜롭고 우리는 약하나 너희는 강하고 너희는 존귀하나 우리는 비천하여

11.바로 이 시각까지 우리가 주리고 목마르며 헐벗고 매맞으며 정처가 없고

12.또 수고하여 친히 손으로 일을 하며 모욕을 당한즉 축복하고 박해를 받은즉 참고

13.비방을 받은즉 권면하니 우리가 지금까지 세상의 더러운 것과 만물의 찌꺼기 같이 되었도다

‘자수성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성공했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말입니다.

그러나 과연 ‘자수성가’가 있을까요?

누군가는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쳐 주었고, 누군가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으며, 누군가는 좋은 사람을 소개해 주었고, 누군가는 어려운 시기에 이겨낼 수 있는 좋은 멘토가 되어주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 모든 사람의 수고와 도움이 없다면 어떤 사람도 스스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꼭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이들의 수고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새벽이면 어김없이 쓰레기를 치우는 분들의 수고, 밤거리도 편안히 다닐 수 있도록 치안에 힘쓰는 경찰들, 우편과 택배를 책임지는 사람들, 바다의 어부, 밭에 농부, 공장의 노동자 등등 모든 사람의 수고가 모여서 내게 행복한 하루를 제공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한다면 식사를 할 때도 밥 한 톨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되고, 누군가의 헌신을 통해 누리는 나의 삶의 모든 시간을 헛되이 허비하지 않아야 함을 다짐하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것임을 믿기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모든 것에 감사로 살아가는 줄 믿습니다.

신앙생활에서도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은혜로 우리에게 믿음을 주시고 구원에 이르게 하시지만, 많은 이들을 헌신을 사용하셔서 서로의 믿음을 성장케 하십니다.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자신을 포함한 사도들의 수고에 대해 설명합니다.

고린도교회 성도들은 신앙적 면에 있어서 자신들의 교만함을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사도들은 비천함 내몰려도 복음을 위해 모든 고난을 감수하였지만, 정작 복음을 받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은 자신이 추종하는 사도를 중심으로 파벌을 나누고 다른 사도와 사역자들을 비방하였습니다.

사도들은 마치 원형경기장(콜로세움)에서 맹수의 밥으로 던져져서 찢겨 죽어가는 죄인들처럼 천사와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어도 오직 교회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졌지만, 고린도교회 성도들은 겸손하지 못하고 교만하여 서로 분쟁하며 자신들을 높이기에만 힘을 썼습니다.

사도들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안락함을 버리고 어리석게 고난받는 길을 택했으며, 연약한 자처럼 모든 고난을 다 감당했으며, 비천한 취급을 받으면서도 주님을 위해 멸시당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배고프고, 목마르고, 헐벗고, 매 맞으며, 거처할 곳도 없이 떠돌았으며, 때로는 복음 전파를 위해 필요한 경비를 스스로 벌었어야 했습니다.

특히 바울이 고린도에서 복음을 전한 초기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와 더불어 천막을 만드는 일을 했던 것을 고린도교회 성도들도 잘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사도들은 누군가 자신을 모욕해도 대적하지 않고 오히려 축복하였으며, 박해를 받아도 참아내고, 복음을 전하는 가운데 비방을 당해도 저주하지 않고 오히려 복음으로 경력하고 권면하였습니다.

바울은 사도와 사역자들은 자신이 고린도교회에 서신을 보내는 순간까지도 여전히 세상의 더러운 것과 만물의 찌꺼기 같이 취급당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고린도교회 성도들은 사역자들의 이런 수고와 처음 믿었던 신앙의 감격을 다 잊어버리고 복음이 아닌 세상의 지혜로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고 자신들의 세력을 의지하여 강하다고 자랑하고 파벌에 따라 자신들을 존귀하게 여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바울이 고백한 사도들의 수고를 생각하면 저는 아직도 더 많이 깨져야 할 목회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성도들도 하나님께서 누군가의 기도와 헌신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로 불러주신 그 은혜를 깨닫는다면 더욱 겸손히 내 신앙을 지키며 주님께서 맡기신 복음의 사명을 위해 헌신과 충성을 다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