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시 63:1-4)

1.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간절히 주를 찾되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에서 내 영혼이 주를 갈망하며 내 육체가 주를 앙모하나이다

2.내가 주의 권능과 영광을 보기 위하여 이와 같이 성소에서 주를 바라보았나이다

3.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

4.이러므로 나의 평생에 주를 송축하며 주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나의 손을 들리이다

시편 63편은 다윗의 시이며 표제는 ‘다윗의 시, 유다 광야에 있을 때에’입니다.

시는 고난 가운데 광야에 거하는 다윗이 낙심하지 않고 하나님의 구원을 확신하며 부르는 찬양의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위험에 빠져 유다 광야에 있을 때는 어떤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을까요?

마지막 절에서 자기를 왕으로 지칭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압살롬의 반역을 피해 도망하던 중 요단강을 건너기 전에 유다 광야를 지나면서 지은 시일 것으로 보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라고 고백합니다.

그가 온 세상을 창조하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을 자신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는 것은 이 어려운 모든 상황을 해결하시고 도우실 분이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시며 자신은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겠다는 신앙의 각오를 밝히는 것입니다.

다윗은 현재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인 유다 광야를 지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급히 도망 나오며 마실 물조차 가져오지 못해서 심히 목마르고 육체적으로도 피곤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광야를 지나면서 마실 물이 없다는 것은 곧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 위험한 것입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물 없이는 단 한 시간도 견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이 느끼는 타는 듯한 이 갈증과 극도의 피곤함이 단순히 물과 쉼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마른 땅이 단비를 간절히 기다리듯 영혼이 주를 향한 갈망하고 육체가 주를 앙모하는 것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는 예루살렘 성에 거주하면서 항상 주님을 의지하고 주의 말씀을 경청하며 주의 장막에서 예배드리기를 즐겨 하던 모습이었지만, 현재는 아들 압살롬의 반역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도망치는 상황입니다.

그는 주의 성소에서 주님과 교제하고 예배드리던 때를 회상합니다.

‘내가 주의 권능과 영광을 보기 위하여 이와 같이 성소에서 주를 바라보았나이다’

즉 그는 주의 권능과 영광을 보기 위하여 자주 성소에서 지성소를 바라보며 예배드렸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권능과 영광은 하나님의 속성을 의미하는 것인데 다윗은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이스라엘을 다스렸으며 그 힘의 원천은 주의 권능과 영광에서 주어지는 것으로 믿었습니다.

다윗이 이렇게 성소에서 예배하던 때를 회상하는 것은 먼저는 하나님께서 다시 성소에서 예배드릴 수 있도록 회복시키실 것을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며, 둘째는 자신을 고난 가운데도 이기게 하시고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아주신 하나님께서 도망자로 전락한 자신의 잃어버린 왕권을 다시 회복시키실 것을 믿는 것입니다.

이제 다윗은 하나님 앞에 미래의 소망을 두고 서원합니다.

먼저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라고 말씀합니다.

이 구절은 평소 그가 가진 신앙고백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낫다’라고 고백하는 생명 있는 사람은 주의 인자하심을 떠나서 살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인자하심’은 언약에 기반한 변치 않는 사랑을 의미하는 ‘헷세드’인데, 다윗은 성소에서 주의 권능과 영광을 바라보며 날마다 ‘주의 인자하심’을 체험하였던 것입니다.

혹 생명을 잃게 되는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영원한 생명을 소망하며 사는 자는 낙심할 이유가 없지만, 주의 사랑에서 끊어진다면 육신의 생명을 지킨다고 해도 결국은 심판으로 영원한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실을 믿기에 이제까지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항상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앙의 경험과 고백은 4절에서 다윗의 서원으로 이어집니다.

첫째는 나의 평생에 주를 송축할 것이라고 서원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 생명이 남아 있는 모든 순간마다 우리를 향한 인자하심이 풍성하신 주님만 찬양하겠다는 고백입니다.

둘째는 주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나의 손을 들겠다고 서원합니다.

‘주의 이름’은 곧 주님의 모든 속성과 존재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신을 구원하신 하나님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 앞에 ‘나의 손을 들겠다는 것’은 빈 잔을 채우듯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주실 은혜로만 살겠다는 믿음과 소망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주를 사모하고 갈망하는 모든 성도에게 만나주시고 주의 인자하심과 충만한 은혜로 채워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