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혼이 잠잠히” (시 62:1-4)

1.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

2.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크게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3.넘어지는 담과 흔들리는 울타리 같이 사람을 죽이려고 너희가 일제히 공격하기를 언제까지 하려느냐

4.그들이 그를 그의 높은 자리에서 떨어뜨리기만 꾀하고 거짓을 즐겨 하니 입으로는 축복이요 속으로는 저주로다 （셀라）

시편 62편은 다윗이 시이며, 표제는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여두둔의 법칙에 따라 부르는 노래’입니다.

다윗이 나이가 많아 솔로몬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고 레위인들을 모아 각각 성전에서 해야 할 일들을 맡겼습니다.

‘여두둔’은 아삽과 헤만과 더불어 다윗이 성전에서 찬양을 맡아 지휘하도록 세운 사람이며, 그들과 그의 자손들은 대대로 성전에서 악기들과 함께 찬양을 담당하였습니다(역대상 25:1).

그러므로 ‘여두둔의 법칙’이란 여두둔이 만든 노래를 부르는 형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날도 작곡하거나 연주할 때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닌 일정한 법칙과 형식에 맞춰 만들어지고 연주됩니다.

제대로 된 법칙과 형식이 지켜지지 않으면 그 가사가 아무리 좋아도 듣는 이들은 그저 소음으로 들리게 될 뿐입니다.

시의 내용은 고난 중에도 절망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고 의지하겠다는 다윗이 각오와 신앙을 담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시의 내용을 볼 때 신앙 고백적 요소는 담고 있지만, 직접적인 기도의 내용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고난 중에 있으나 오히려 자기 영혼과 원수들과 백성들을 향하여 권면과 책망을 담대히 외치고 있습니다.

다윗은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은 다윗이 이 시를 고백하기 직전까지 그 마음이 잠잠하지 못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내 평안을 찾고 자기 영혼을 향하여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고 말씀하는 것은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면 어차피 두려워하거나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그 모든 것을 해결하실 수 있는 하나님께 맡기고 그의 도우심을 기다리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기가 엄마가 분명히 먹을 것과 마실 것과 입을 것을 다 살펴줄 것을 믿지만, 지금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우는 것처럼 성도도 하나님은 분명 우리를 구원하실 분이심을 알고 믿지만, 지금 나의 어려운 상황을 기도함으로 낱낱이 아뢰는 것도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믿음의 자세인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에 다윗은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라고 자신의 신앙을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오 나의 구원이시오 나의 요새이시니’라고 말씀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의지하는 것은 돈, 사람, 권력과 같은 직접적인 삶에 도움이 된다고 여겨지는 것들이지만, 성도는 세상 어떤 것도 의지할 대상이 아니며 오직 하나님만이 나의 반석, 구원, 요새가 되심을 믿습니다.

세상이 의지하는 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며 순식간에 무너지고 사라질 것들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의 피난처와 도움이 되시므로 이 사실을 믿는 성도는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물론 다윗도 이러한 고백을 하기 까지는 조금은 두렵고 흔들리는 모습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이내 굳건히 설 수 있는 이유는 내가 믿고 의지하는 하나님은 결코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구원하실 것이라면 믿음 때문입니다.

저와 여러분도 다윗과 마찬가지로 연약한 인간이기에 믿음이 있어도 때로는 두려워하고 걱정하고 인생의 파도에 근심하며 흔들릴 수 있지만, 그때도 우리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힘은 오직 주님이시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풍랑으로 고생하는 제자들을 불쌍히 여기사 물 위를 걸어 그들에게 달려가셨던 주님께서 오늘날도 변함없이 저와 여러분을 보호하시는 줄 믿습니다.

3절에서는 자신에게 위협을 가하는 무리를 ‘넘어지는 담과 흔들리는 울타리’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두 가지 의미에서 생각 할 수 있는데, 첫째는 무너지는 담과 흔들리는 울타리로 인해 무심코 그 옆을 지나는 사람이 사고로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들어 다윗을 향한 악인들의 공격을 비유한 것입니다.

둘째는 그들의 최후의 모습을 비유한 것으로 그들이 현재는 무죄한 다윗을 공격하고 죽이려고 하지만, 결국은 담과 울타리는 무너지게 되는 것처럼 그들이 오히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다윗은 그들을 더는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너희가 일제히 공격하기를 언제까지 하려느냐’라고 책망합니다.

그들은 다윗의 왕위를 빼앗으려 모의하며 겉으로는 왕을 위는 척 속이고 속으로는 저주와 반역을 꾀하던 자들입니다.

진심으로 믿었던 사람들의 거짓과 반역이 드러날 때 다윗은 치가 떨리도록 분하고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오직 구원이신 하나님을 바라므로 평안을 찾고 다시 소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잠잠히 구원의 하나님만을 바라고 의지하며 크게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신앙의 승리자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