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영원히 버리시나이까” (시 74:1-3)

1.하나님이여 주께서 어찌하여 우리를 영원히 버리시나이까 어찌하여 주께서 기르시는 양을 향하여 진노의 연기를 뿜으시나이까

2.옛적부터 얻으시고 속량하사 주의 기업의 지파로 삼으신 주의 회중을 기억하시며 주께서 계시던 시온 산도 생각하소서

3.영구히 파멸된 곳을 향하여 주의 발을 옮겨 놓으소서 원수가 성소에서 모든 악을 행하였나이다

시편 74편은 표제가 ‘아삽의 마스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마스길이라는 ‘교훈시’ 또는 ‘지혜시’를 뜻하는 말로서 본 시편이 고난 가운데 있는 성도들이 하나님과 언약을 의지하고 기도로 해결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시의 내용을 볼 때 다윗이 세운 찬양대 지휘자인 아삽이 과연 이 시를 지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나오는 성소의 전소 및 훼파되는 일은 다윗이나 솔로몬 시대에는 없었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학자들은 이 시의 저자가 아삽이 아닌 바벨론 포로기에 아삽의 후손 중 한 사람일 것으로 이해합니다.

이스라엘을 야곱과 교호적으로 사용하듯이 아삽을 아삽의 후손들의 대표적 이름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택하신 민족인 이스라엘이 원수의 손에 멸망 당한 현실을 하나님께 고하며 고난 중에 있는 이스라엘을 외면하시는 하나님께 원망 섞인 호소를 하는 내용입니다.

시인은 ‘하나님이여 주께서 어찌하여 우리를 영원히 버리시나이까’라고 말씀합니다.

현재 이스라엘은 바벨론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예루살렘까지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시인은 이스라엘이 당하는 고난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기르시는 목자요, 이스라엘은 그의 기르시는 양과 같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요 10:11)라고 말씀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스라엘이 범죄 할 때도 잠시 이방 나라들을 들어 채찍으로 삼으시는 때는 있었어도 언제나 회개하면 즉시 회복의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뒤를 이어 왕이 될 아들에게 성전 건축을 허락하시면서 약속하시기를 만일 그가 죄를 범하면 사람의 매와 인생의 채찍으로 징계할 것이지만, 하나님 앞에서 물러나게 한 사울처럼 그 주신 은총을 빼앗지 않으시고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삼하 7:14-16).

그러나 현재 이스라엘은 멸망에 상태까지 이르렀고 견디기 힘든 시간이 오랫동안 지속 되면서 시인은 마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영원히 버리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성전과 예루살렘 성벽이 무너지고 남유다 전역이 무참히 짓밟힘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인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이방 나라들을 징벌하시듯 진노의 연기를 뿜으시면서 그 노함을 지속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시인은 나라를 잃고 포로가 되어 바벨론으로 끌려가 노역을 하면서 이 시를 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는 이스라엘의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그래도 시인은 하나님만이 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유일하신 분이심을 믿고 다시 구원하심을 요청합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택하시고 주의 기업으로 삼으신 일과 하나님의 궤가 모셔 있던 성막이 위치했던 시온 산의 기억을 회상하며 하나님께서 생각해주시기를 호소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마치 종으로 팔려간 가족을 돈을 주고 사서 속량해주듯 애굽에서 430년간 종살이하던 그들을 아브라함과의 약속을 기억하사 속량하사 구원하셨고 다시 이스라엘 백성들과 시내산에서 언약을 맺으시며 40년 동안 광야를 지나 가나안에 정착하게 하시었습니다.

그때도 막강한 애굽의 손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시는 역사는 하나님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오늘날도 구원해 주시기를 소망하며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을 기억해주시기를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비록 지금의 고난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신 결과라고 할지라도 시인은 성전에서 찬양을 담당하던 아삽의 후손의 한 사람으로 하나님께서 속히 진노를 그치시고 하나님의 궤가 모셔져 있던 거룩한 성 예루살렘이 있는 시온 산을 기억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그러나 시인은 포기하지 않고 원수들의 악행을 고발하며 완전히 파괴되어 영구히 회복되기 어렵게 여겨지는 예루살렘과 이스라엘을 향하여 하나님께서 주의 발을 옮겨 이스라엘의 참상을 살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바벨론은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인 성전을 파괴하고 그 기물들을 약탈하였으므로 이러한 일을 친히 살피사 그러한 악을 행한 자들을 징벌해주시기를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떠한 막막한 상황에도 기도로 인내하며 주의 도우심을 기다릴 줄 아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회복시키셨듯이 저와 여러분의 삶에 회복의 역사를 이루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