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지 마옵소서” (시 109:1-5)

1.내가 찬양하는 하나님이여 잠잠하지 마옵소서

2.그들이 악한 입과 거짓된 입을 열어 나를 치며 속이는 혀로 내게 말하며

3.또 미워하는 말로 나를 두르고 까닭 없이 나를 공격하였음이니이다

4.나는 사랑하나 그들은 도리어 나를 대적하니 나는 기도할 뿐이라

5.그들이 악으로 나의 선을 갚으며 미워함으로 나의 사랑을 갚았사오니

시편 109편은 표제가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입니다.

제시된 것처럼 저자가 다윗이라는 것과 이 곡이 지휘자의 인도에 따라 부르는 제의적 음악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 시가 지어진 배경에 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으나 제시된 정보가 없으므로 특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배신과 그들의 대적함으로 인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심각한 고통을 겪는 가운데 이 시를 지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의 내용은 하나님께 대적들의 죄악을 고발하고 그들에게는 저주를, 자신은 구원과 복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다윗은 ‘내가 찬양하는 하나님이여 잠잠하지 마옵소서’라고 말씀합니다.

고통 중에 시를 쓰는 다윗이지만, 그는 하나님을 향하여 ‘내가 찬양하는 하나님이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는 그가 어떠한 상황에도 항상 하나님을 찬양해왔음을 알 수 있으며, 지금의 고난도 반드시 해결해주실 것을 믿기에 고난 중에도 하나님을 찬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잠잠하지 마옵소서’라는 간구에서 알 수 있듯이 다윗이 고난으로 인해 긴박한 순간에도 여전히 하나님께서 침묵하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절망치 않고 하나님께서 친히 간섭해주시기를 간구하고 있습니다.

2-5절까지는 대적자들의 악행을 하나님 앞에 고발하며 하나님께서 침묵하지 마셔야 할 이유를 밝힙니다.

다윗은 ‘그들이 악한 입과 거짓된 입을 열어 나를 치며 속이는 혀로 내게 말하며’라고 말씀합니다.

그들은 마치 맹수가 먹잇감을 잡아먹으려 입을 벌리듯이 사악한 입을 열어 거짓된 말로 다윗을 모함하고, 그에게 심한 독설을 쏟아냈습니다.

이러한 악한 말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는 없지만, 대표적으로는 사울이나 압살롬에게 쫓길 때 저주하였던 시므이를 들 수 있습니다.

또 다윗은 ‘또 미워하는 말로 나를 두르고 까닭 없이 나를 공격하였음이니다’라고 말씀합니다.

‘미워하는 말’이란 단순히 감정적으로 싫다는 표현이 아니라 상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는 감정에서 나오는 말을 의미합니다.

대적들은 이러한 말들로 다윗을 궁지에 몰아넣고 맹수들이 먹이를 둘러싸듯 공격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이러한 미움과 공격을 받으면서도 그럴만한 어떠한 이유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윗은 ‘나는 사랑하나’라는 말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대적하는 이들과 가까웠던 사이였는가를 밝히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다윗 자신을 거짓으로 모함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돌이키기를 기대하며 자비를 베풀었는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다윗의 사랑을 배신하고 도리어 대적하는 자들이 되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을 대적하는 이들에게 똑같은 모습으로 맞서지 않고, 하나님께 그들의 죄악을 아뢰며 기도합니다.

그가 ‘나는 기도할 뿐이라’라고 하는 말이 힘이 없어 대적할 수 없기 때문도 아니며, 똑같이 거짓으로 그들을 모함하여 위기에 빠뜨릴 말의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가 기도로 해결하려는 것은 하나님께서 악인들을 반드시 심판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힘으로 대적과 싸워 서로 피해를 보고 함께 망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면, 하나님께서는 그 선하신 뜻대로 다윗을 보호하시고 악인들을 완전히 심판하실 것을 믿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다윗은 ‘그들이 악으로 나의 선을 갚으며 미워함으로 나의 사랑을 갚았사오니’라고 말씀합니다.

다윗은 대적자들에게 항상 선으로 대 하였고,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선을 악으로 갚았으며, 미워함으로 다윗의 사랑을 멸시하였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마귀적 행동이며,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오늘날도 세상은 선한 모습으로 살고, 사랑을 베풀며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비난을 받고 도리어 불이익을 감수해야 만 하는 일들이 많이 나타납니다.

그렇다고 같은 방법으로 그들에게 복수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의 행동이 하나님 앞에 죄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고난과 고통 중에 있든지 모든 것을 다 하나님께 기도로 아뢰시므로 주의 갚아주심과 응답하심 가운데 참된 기쁨과 평안의 길로 나아가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