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풂이 좋으니이다” (시 92:1-4)

1-3.지존자여 십현금과 비파와 수금으로 여호와께 감사하며 주의 이름을 찬양하고 아침마다 주의 인자하심을 알리며 밤마다 주의 성실하심을 베풂이 좋으니이다

4.여호와여 주께서 행하신 일로 나를 기쁘게 하셨으니 주의 손이 행하신 일로 말미암아 내가 높이 외치리이다

시편 92편의 표제는 ‘안식일의 찬송 시’입니다.

저자, 저작 시기, 연주 방법 등의 설명은 없으며, 안식일 아침 예배 때 찬송가로 사용되었다는 사실만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학자들은 다수가 이 시가 바벨론 포로기 이후에 편집되어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시의 내용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하며 악인들의 멸망과 의인들의 형통함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개역개정 성경에서는 1-3절까지를 하나로 묶어 번역하였습니다.

원문에 2,3절이 생략된 부분이 있어 완성되지 않은 문장이어서 1절과 함께 묶어 완성된 문장으로 해석을 한 것입니다.

원래 1절은 ‘지존자여 여호와께 감사하며 주의 이름을 찬양하는 것이 좋으니이다’가 됩니다.

원문에서는 ‘좋으니이다’라는 뜻의 ‘토브’가 먼저 나오는데, 이는 ‘아름답고, 선하고, 좋고, 친절하고, 기쁘고’ 등 모든 긍정적인 의미를 다 가지고 있는 단어로 창세기 1장에서 창조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더라’라는 단어도 동일한 ‘토브’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시인이 ‘좋으니이다’라는 말을 앞에 놓은 것은 뒤에 오는 행위들이 기쁨과 감사의 마음으로 자원하여 행한 것이며, 그가 전하고자 하는 주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이 가장 선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입니다.

시인은 하나님을 ‘지존자여’라고 부르는 데, 이는 오직 하나님께만 사용되는 칭호로서 어떠한 존재와도 비교될 수 없는 가장 높으신 유일하신 하나님을 뜻하는 칭호입니다.

시인은 높으신 하나님을 향하여 감사와 찬양을 드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최상의 기쁨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안식의 개념을 그저 노동에서 벗어나 오락을 즐기거나 육체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최고로 여기는 데, 성도들 가운데도 주일을 지키는 것을 무거운 짐을 지는 듯 의무감에 지키며 육체적으로 온전히 쉬지 못하는 것에 불평을 갖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존하신 하나님께서 예배하는 자들에게 주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으로 번영과 형통의 복을 주실 것을 믿고 기대하게 된다면 자원하여 기쁨의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2절은 ‘아침마다 주의 인자하심을 알리며 밤마다 주의 성실하심을 베풂이 (좋으니이다)’입니다.

주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은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나타내시는 하나님의 성품이십니다.

그러나 본문에서는 그 주의 인자하심을 알리며 주의 성실하심을 베푸는 주체를 시인 자신으로 고백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체험한 시인이 그 받은 은혜에 감사하여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성품을 알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기뻐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선포하는 것은 심히 좋은 것입니다.

시인이 ‘아침마다’, ‘밤마다’라는 시간적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침과 저녁에 드리는 제사의 시간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선포하는 것을 아침과 밤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간을 뜻하는 관용적 표현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인자하심’은 언약에 기초한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을 뜻하는 말로 아침마다 변함없이 떠오르는 태양이 어두움을 몰아내고 밝히 비추는 것처럼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이 성도들과 함께한다는 사실을 말하며, ‘성실하심’은 하나님의 변함없는 신실하심을 뜻하는 말로 밤에도 하나님은 변함없이 성도들이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도록 보호하신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으로 이를 기쁨의 소식을 전하는 시인은 ‘좋으니이다’라는 고백이 저절로 나오게 될 것입니다.

3절은 ‘십현금과 비파와 수금으로 (찬양함이 좋으니이다)’입니다.

개역한글 성경에서는 ‘힉가욘’을 번역하여 ‘수금의 정숙한 소리로’라고 되어 있습니다.

시인은 다양한 현악기들을 사용하여 엄숙하게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도 예배 찬양에 있어서 다양한 악기들을 사용합니다.

적절한 악기의 사용은 그 자체가 찬양이며 찬양하는 이들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악기 연주가 사람의 귀를 즐겁게 하고 마음을 흥분시키는 도구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시인은 ‘여호와여 주께서 행하신 일로 나를 기쁘게 하셨으니 주의 손이 행하신 일로 말미암아 내가 높이 외치리이다’라고 말씀합니다.

구체적으로 ‘주께서 행하신 일’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지만, 언약의 하나님의 칭호인 ‘여호와’가 앞서 나오는 것으로 볼 때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시고 구원하신 일을 기억하며 기뻐 찬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고백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일을 지키고, 예배와 찬양을 하나님께 드림에 몸과 마음을 다해 기쁨으로 드리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