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 (시 90:1-6)

1.주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

2.산이 생기기 전, 땅과 세계도 주께서 조성하시기 전 곧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는 하나님이시니이다

3.주께서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 인생들은 돌아가라 하셨사오니

4.주의 목전에는 천 년이 지나간 어제 같으며 밤의 한 순간 같을 뿐임이니이다

5.주께서 그들을 홍수처럼 쓸어가시나이다 그들은 잠깐 자는 것 같으며 아침에 돋는 풀 같으니이다

6.풀은 아침에 꽃이 피어 자라다가 저녁에는 시들어 마르나이다

시편 90편은 모세의 시로 표제는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라고 되어 있습니다.

본 시는 시편의 5권 중 4권에 해당하는 시인데 4권은 보통 바벨론 포로기 후 귀환한 사람들에 의해 편집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모세가 본 시의 저자라면 시편 90편은 모든 시편 중 가장 오래된 시가 됩니다.

그러나 모세의 시가 단편으로 존재하다가 후대에 시편으로 들어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세의 저작을 의심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13절에서 ‘여호와여 돌아오소서’와 같은 모세만이 쓰는 특별한 용어를 사용하는 등 저자가 모세라는 증거를 시 자체가 증거합니다.

민수기 10:36, “궤가 쉴 때에는 말하되 여호와여 이스라엘 종족들에게로 돌아오소서 하였더라”

이러한 표현이 다른 시편에는 전혀 없었다는 것을 볼 때 유일한 모세의 시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또 표제가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라고 밝히고 있듯이 시편을 편집할 당시의 사람들도 이 시가 모세의 저작이라는 사실에 동의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표제에서 모세를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지칭한 이유는 위대한 선지자 모세도 결국은 유한한 인간이며 전능하신 하나님 안에 있을 때만이 놀라운 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본 시의 내용은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모세 자신이 유약한 인간임을 고백하고 자신과 백성을 불쌍히 여기사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은총을 내려주시기를 호소하는 기도입니다.

그 가운데 오늘 본문은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 앞에 유한한 인생의 연약함을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모세는 ‘주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라고 말씀합니다.

‘주여’ 즉 ‘아도나이’로 시를 시작하는 것은 인생의 진정한 주인은 오직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주는 모든 세대에 동일하신 분이시며 모세와 백성들의 피난처와 안식처가 되어 주십니다.

하나님은 그의 영원하신 능력으로 온 세상을 창조하셨지만, 세상을 만드시기 전부터 이미 자존하신 분으로서 영원부터 영원까지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사람은 ‘너희 인생들은 돌아가라’ 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티끌’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창세기 3:19,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 네가 그것에서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라”

그러나 여기서 말씀하는 ‘티끌’은 창세기에서 말씀하는 흙과는 다른 단어로 산산이 부서져 먼지가 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람이 죽어 땅에 묻혀 그 몸이 산산이 부서지듯 사라지게 되는 존재라는 것을 설명한 것입니다.

죄로 인해 죽음이 아담과 그 모든 후손에게 주어졌고 노아 이전에는 천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살았음을 성경을 통해 알 수 있으나 결국은 그들도 죽었다는 결론만 있을 뿐입니다.

아무리 장수하여도 인간의 수명도 사실 그리 긴 것이 못 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는 천년이라는 긴 시간도 그저 영원이라는 시간에 비교한다면 밤의 한순간과 같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인생의 허무함을 ‘주께서 그들을 홍수처럼 쓸어가시나이다’라고 표현합니다.

아무리 강건하다 자부하는 사람도 질병이나, 사고나, 연로해서 순식간에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인생은 ‘잠깐 자는 것 같으며 아침에 돋는 풀 같다’고 말합니다.

잠을 자며 꿈을 꾸지만, 아무리 달콤한 꿈이라고 해도 금세 깨버리는 것처럼 결국 인생도 잠시 자다 깨는 것과 같이 짧은 인생입니다.

또 아침에 내린 이슬에 돋는 사막의 풀은 잠시 자라 꽃까지 피우지만, 저녁이 되기 전에 강한 태양에 시들어버리는 것처럼 인생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도 잠시일 뿐 결국은 금세 말라 사라지듯 영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날도 세상 사람들은 영원히 살 것처럼 탐욕으로 죄 가운데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유한한 이 땅이 아닌 저 영원한 천국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 땅에 소망을 두지 말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여 영원한 천국을 소유하며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