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오며” (시 114:1-8)

1.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오며 야곱의 집안이 언어가 다른 민족에게서 나올 때에

2.유다는 여호와의 성소가 되고 이스라엘은 그의 영토가 되었도다

3.바다가 보고 도망하며 요단은 물러갔으니

4.산들은 숫양들 같이 뛰놀며 작은 산들은 어린 양들 같이 뛰었도다

5.바다야 네가 도망함은 어찌함이며 요단아 네가 물러감은 어찌함인가

6.너희 산들아 숫양들 같이 뛰놀며 작은 산들아 어린 양들 같이 뛰놂은 어찌함인가

7.땅이여 너는 주 앞 곧 야곱의 하나님 앞에서 떨지어다

8.그가 반석을 쳐서 못물이 되게 하시며 차돌로 샘물이 되게 하셨도다

시편 114편은 표제가 없으므로 누가 언제 기록하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학자들은 이 시가 바벨론 포로기 이후 이스라엘 백성이 귀환하면서 익명의 시인이 그들로 출애굽 사건을 회상케 하여 그때와 같이 하나님께서 베푸신 놀라운 구원의 역사를 생각하며 새 힘을 얻게 하려는 의도로 쓰였다고 봅니다.

이 시는 분류상 ‘할렐 시’로 분류하지만, 내용에서는 직접적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촉구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이는 유대인들의 할렐시 분류법에 따른 것인데, 그들은 시편 113-118편까지를 제1할렐시, 136편을 대할렐시, 146-150편을 제3할렐시로 구분합니다.

그러나 기독교에서는 할렐루야가 들어간 다른 시들도 할렐루야 시로 구분하곤 합니다.

유대인들은 시편 114편을 유대교 예배 때 자주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시인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오며 야곱의 집안이 언어가 다른 민족에게서 나올 때에’라고 말씀합니다.

이는 출애굽 때를 묘사한 말씀인데, 애굽을 ‘언어가 다른 민족’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430년간을 애굽에서 지냈지만, 그들의 언어를 잃어버리지 않고 기억하고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보건대 이스라엘 백성들과 애굽 사람들 간의 문화, 종교, 가치관 등 모든 면에서 이질적인 모습을 보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의 언약대로 그들을 출애굽 시키시어 가나안으로 이주시키셨습니다.

이 사실을 시인은 ‘유다는 여호와의 성소가 되고 이스라엘은 그의 영토가 되었도다’라고 말씀합니다.

가나안에 처음 이주하여 사사 시대가 끝날 때까지 성소는 에브라임 지파에 속한 실로에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시인은 여호와의 성소가 유다라고 말하고 있을까요?

어떤 이들은 유다를 남유다로 이스라엘을 북이스라엘로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다나 이스라엘은 모두 이스라엘 전체를 가리키는 용어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하나님의 성막이 예루살렘으로 옮겨지면서 유다 지파는 정치와 종교적으로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지파로 인정받게 되었기에 바벨론 포로기 이후에 기록된 본 시는 유다를 야곱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을 기억하사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하시고 가나안으로 인도하시어 친히 다스리며 보호하여 주셨습니다.

3절에서는 바다와 요단강을 의인화하여 하나님의 위엄 앞에서 스스로 도망하고 물러갔던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바다나 강을 신성시하였던 것을 감안할 때 바다나 강은 하나님 앞에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 없는 미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한 것입니다.

4절에서 ‘산들은 숫양들 같이 뛰놀며 작은 산들은 어린 양들 같이 뛰었도다’라는 말씀은 산들을 의인화하여 율법을 주시기 위해 시내산에 하나님께서 임재하실 때에 산들에 나타났던 지진을 산들이 기뻐 뛰노는 것으로 묘사한 것입니다.

5절과 6절은 3절과 4절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 서의 구절들은 평서문인 반면 본 구절들은 의문문을 사용하여 의인화된 바다와 강과 산에 나타났던 하나님이 행하신 기적의 역사가 독자들에게 더 극적으로 느껴지도록 묘사한 것입니다.

7절은 앞선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며 의인화한 땅에 대한 새로운 명령을 표현한 것이기도 합니다.

시인은 ‘땅이여 너는 주 앞 곧 야곱의 하나님 앞에서 떨지어다’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주’(아돈)는 여호와 하나님을 지칭하는 신명으로 하나님께서 만유의 주이시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단어입니다.

곧 만유의 주이신 야곱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고 좌정하시므로 바다도 강도 산들도 도망하고 물러가고 요동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8절은 광야에서 물이 없을 때 반석에서 물을 내신 사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만유에 주이심을 설명합니다.

시인은 출애굽 역사와 같이 반복된 놀라운 구원 역사를 베푸신 하나님을 향한 찬양을 촉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다함이 없는 우리를 향하신 놀라운 구원의 역사를 생각하며 항상 평안 가운데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