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의 성막을 떠나시고” (시 78:54-64)

54.그들을 그의 성소의 영역 곧 그의 오른손으로 만드신 산으로 인도하시고

55.또 나라를 그들의 앞에서 쫓아내시며 줄을 쳐서 그들의 소유를 분배하시고 이스라엘의 지파들이 그들의 장막에 살게 하셨도다

56.그러나 그들은 지존하신 하나님을 시험하고 반항하여 그의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며

57.그들의 조상들 같이 배반하고 거짓을 행하여 속이는 활 같이 빗나가서

58.자기 산당들로 그의 노여움을 일으키며 그들의 조각한 우상들로 그를 진노하게 하였으매

59.하나님이 들으시고 분내어 이스라엘을 크게 미워하사

60.사람 가운데 세우신 장막 곧 실로의 성막을 떠나시고

61.그가 그의 능력을 포로에게 넘겨 주시며 그의 영광을 대적의 손에 붙이시고

62.그가 그의 소유 때문에 분내사 그의 백성을 칼에 넘기셨으니

63.그들의 청년은 불에 살라지고 그들의 처녀들은 혼인 노래를 들을 수 없었으며

64.그들의 제사장들은 칼에 엎드러지고 그들의 과부들은 애곡도 하지 못하였도다

오늘 본문은 40년간의 광야 생활을 끝내고 가나안에 정착한 이후에도 여전히 반역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관한 말씀입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그의 성소의 영역 곧 그의 오른손으로 만드신 산으로 인도하시고’라고 말씀합니다.

‘그의 성소의 영역’과 ‘그의 오른손으로 만드신 산’은 다윗이 하나님의 성막을 모신 시온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넓게는 하나님께서 성막을 중심으로 다스리시는 가나안 전 지역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원주민들을 쫓아내시고, 그 땅을 이스라엘 지파들에게 제비를 뽑아 분배하시며, 그들이 짓지 않은 집을 소유하게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을 정복한 것은 자신들의 힘이 아닌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대로 그 땅을 그의 후손들에게 주셨습니다.

또 하나님은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맺은 언약을 신실하게 실행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정착한 후에도 여전히 광야의 불순종했던 조상들처럼 지존하신 하나님을 시험하고 반항하여 그의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으며, 배반하고 거짓을 행하였습니다.

시인은 그들의 거짓된 모습을 ‘속이는 활 같이 빗나가서’라고 표현합니다.

휘어 있는 활은 아무리 잘 과녁을 조준하여 화살을 쏴도 빗나가게 되듯이 이스라엘 백성의 거짓된 믿음을 말합니다.

자신들은 하나님을 섬긴다고 말하면서도 우상의 산당을 만들고 조각한 우상들을 섬기는 죄를 범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하나님을 노엽게 하였고, 진노케 하였습니다.

시인은 ‘하나님이 들으시고 분내에 이스라엘을 크게 미워하사’라고 말씀합니다.

‘들으시고’라는 의미는 단순히 귀로 듣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그 모든 상황을 다 이해하셨음을 의미하는 말로 그들을 ‘크게 미워하사’라는 말을 통해 그들의 죄악에 상응하는 징계를 내리실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엘리 제사장의 아들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하나님의 궤를 가지고 블레셋과의 전쟁에 나갔다가 빼앗긴 사건을 하나님께서 ‘사람 가운데 세우신 장막 곧 실로의 성막을 떠나신 것’으로 묘사합니다.

실로는 에브라임 지파에 속한 성읍으로 하나님의 성막과 궤가 실로에 모셔졌다는 것은 당시 이스라엘의 중심이 에브라임 지파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궤가 실로를 떠난 이후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블레셋에서 아비나답의 집과 오벧에돔의 집을 거쳐 다윗성인 예루살렘 성에 모셔지게 되었습니다.

그의 능력 즉 하나님의 궤가 블레셋에게 옮겨진 것은 블레셋의 군사력 때문에 빼앗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대적 블레셋에게 넘겨 주셨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소유인 이스라엘 백성의 범죄로 말미암아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많은 청년이 전사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처녀들이 결혼할 만한 대상을 찾지 못할 정도였다라고 말씀합니다.

또 시인은 하나님의 궤를 가지고 전쟁에 나갔던 제사장들 곧 엘리 제사장의 아들들인 홉니와 비느하스가 전사한 것을 말하며 ‘그들의 과부들은 애곡도 하지 못하였도다’라고 말씀합니다.

실제로 비느하스의 아내는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놀라 난산으로 죽게 되어 남편을 위한 애곡도 할 수 없었습니다.

시인은 이제까지 에브라임을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의 불순종의 역사를 기술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범죄할 때마다 징계하셨지만, 그들을 버리지는 않으셨으며 회개할 때마다 용서하여 주셨습니다.

진노 중에도 긍휼을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회개와 신앙으로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