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잔치하는 나라” (전 10:16-20)

16.왕은 어리고 대신들은 아침부터 잔치하는 나라여 네게 화가 있도다

17.왕은 귀족들의 아들이요 대신들은 취하지 아니하고 기력을 보하려고 정한 때에 먹는 나라여 네게 복이 있도다

18.게으른즉 서까래가 내려앉고 손을 놓은즉 집이 새느니라

19.잔치는 희락을 위하여 베푸는 것이요 포도주는 생명을 기쁘게 하는 것이나 돈은 범사에 이용되느니라

20.심중에라도 왕을 저주하지 말며 침실에서라도 부자를 저주하지 말라 공중의 새가 그 소리를 전하고 날짐승이 그 일을 전파할 것임이니라

초등학교 6학년 때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는 시간에 한 친구가 자기는 2층짜리 건물을 지어서 1층에는 짜장면집, 2층에는 당구장을 운영하면서 먹고 놀겠다고 말한 것이 기억이 납니다.

물론 건물을 지어 두 사업을 잘 운영한다면 큰 이득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세상 어떤 일도 그저 놀고먹으면서 살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혹시 자신이 현재 하는 일이 놀고먹는 것이다고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그 일이 쉽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솔로몬은 ‘왕은 어리고 대신들은 아침부터 잔치하는 나라여 네게 화가 있도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어리고’라는 말은 나이가 어리다는 의미도 있겠으나, 사리를 분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도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번역본에서는 ‘남의 말을 잘 듣는’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즉 자기 주관 없이 그저 남의 말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어리석은 성품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왕은 간신들과 나랏일을 뒤로하고 그들이 요청하는 대로 사리 분별없이 아침부터 잔치를 베풀게 합니다.

잔치에는 술이 빠질 수 없기에 왕과 대신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술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중국 사기에 나오는 ‘주지육림’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상나라 주왕이 처음에는 매우 용맹하고 어진 왕으로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지만, 포로로 잡은 ‘달기’라는 여인을 만나면서 주색에 빠져 달기가 원하는 대로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를 나무에 매달아 숲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왕과 나라를 위해 충언을 하는 이들은 죽여버리고 자신을 따르는 간신만 대우하면서 나라는 점점 쇠약해졌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주나라 무왕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어리석은 왕과 간신들이 다스리는 나라는 즐기고 노는 것이 매일 반복되면서 결국은 망하게 되고 말 것입니다.

이어서 솔로몬은 복이 있는 나라를 설명합니다.

‘왕은 귀족들의 아들이요 대신들은 취하지 아니하고 기력을 보하려고 정한 때에 먹는 나라여 네게 복이 있도다’

‘귀족들의 아들’이라는 말은 그 왕의 신분이 귀족의 아들 중에 세워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리석은 왕과 대조되는 귀족의 풍모를 갖춘 왕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왕은 사리를 잘 분별하여 대신들을 잘 다스려서 그들이 낮에 취하여 정사를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하고 때에 따라 합당한 음식을 먹도록 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향락에 반대되는 과도한 금욕도 옳은 것이 아니며 적절한 절제의 모습이 옳은 지도자의 모습임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나라는 복 있는 나라이며 모든 백성까지 평안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게으른즉 서까래가 내려앉고 손을 놓은즉 집이 새느니라’라는 말씀도 나라를 다스리는 왕과 대신들이 게으르면 그 나라는 무너지게 된다는 것을 비유로 말씀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잔치는 그저 자기들의 쾌락만을 위한 것이고 포도주는 자신들을 취하게 만들어 마음만을 즐겁게 합니다.

그들이 가진 돈과 재물도 자기들의 탐욕을 채우는 일에만 마음껏 사용합니다.

그런 왕과 대신들이 통치하는 나라는 서까래가 내려앉고 집에 비가 새는 다 무너져가는 집과 같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솔로몬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심중에라도 왕을 저주하지 말며 침실에서라도 부자를 저주하지 말라’라고 말씀합니다.

지혜자는 비록 왕이나 대신들이 옳은 정치를 못 하고 있다고 여겨질지라도 함부로 비난하는 말이나 반역의 말들을 입 밖에 내어서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말은 입 밖에 나오는 이상 없어지지 않고 그 말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도 대통령이나 정부나 국회의원들이 마음에 들지 않고 그들이 자기 역할을 잘못한다고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도들은 무조건 그들을 비판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가를 생각하며 위하여 기도하는 모습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라가 어지럽고 어려울 때일수록 성도들은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말씀 안에서 지혜로운 삶의 모습을 가져야 합니다.

향락의 문화를 따라 살지 말고 오직 성령의 충만함 가운데 말씀 안에서 복된 삶을 누리시는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