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시나이까” (합 1:12-17)

12.선지자가 이르되 여호와 나의 하나님, 나의 거룩한 이시여 주께서는 만세 전부터 계시지 아니하시니이까 우리가 사망에 이르지 아니하리이다 여호와여 주께서 심판하기 위하여 그들을 두셨나이다 반석이시여 주께서 경계하기 위하여 그들을 세우셨나이다

13.주께서는 눈이 정결하시므로 악을 차마 보지 못하시며 패역을 차마 보지 못하시거늘 어찌하여 거짓된 자들을 방관하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데도 잠잠하시나이까

14.주께서 어찌하여 사람을 바다의 고기 같게 하시며 다스리는 자 없는 벌레 같게 하시나이까

15.그가 낚시로 모두 낚으며 그물로 잡으며 투망으로 모으고 그리고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

16.그물에 제사하며 투망 앞에 분향하오니 이는 그것을 힘입어 소득이 풍부하고 먹을 것이 풍성하게 됨이니이다

17.그가 그물을 떨고는 계속하여 여러 나라를 무자비하게 멸망시키는 것이 옳으니이까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선지자의 간구의 응답으로 바벨론을 들어 남유다를 징계하실 것이라는 말씀에 놀라 다시 남유다 백성들을 위해 항의하듯 반문하는 내용입니다.

선지자는 유다 백성들의 죄악을 두고 방관하시는 것과 같은 하나님께서 속히 개입해주시기를 기도하였지만, 정작 그들을 이방 나라를 들어서 징계하실 것이라는 응답의 말씀에는 도리어 하나님의 뜻을 만류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지자는 ‘여호와 나의 하나님, 나의 거룩한 이시여 주께서는 만세 전부터 계시지 아니하시니이까’라고 질문합니다.

이 질문은 하나님을 향한 선지자와 이스라엘 백성들의 공통적인 신앙고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호와’는 하나님께서 ‘자존자’이심을 강조하는 칭호이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그들과 맺으신 언약을 반드시 이루시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나의 하나님’(엘로하이)은 나의 하나님이 창조주 하나님 또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라는 표현입니다.

‘나의 거룩하신 이’라는 칭호는 죄가 없으신 분이시기에 어떠한 불의도 용납하지 않으심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만세 전부터 계시지 아니하시니이까’라는 말씀은 영원 전부터 홀로 존재하신 유일하신 하나님이시라는 표현입니다.

선지자는 만세 전부터 계신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언약을 통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어주셨고, 그 언약을 신실하게 지키사 불의한 자들로 남유다를 멸망하게 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믿음을 따라 선지자는 ‘우리가 사망에 이르지 아니하리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즉 어떠한 고난 중에 있어도, 그것이 내 죄악에 따른 징계일지라도 여호와 하나님께 돌아와 믿음을 잃지 않으면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그러한 사람을 구원하여 주사 사망에 이르지 않게 하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선지자는 유다 백성들이 아무리 사악하고 심판받아 마땅한 자들일지라도 바벨론 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하는데, 하나님께서는 그 사악한 바벨론을 사용하여 하나님의 소유인 유다 백성들을 심판하시고, 징계의 도구로 세우셨다는 사실을 선지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선지자는 이어서 ‘주께서는 눈이 정결하시므로 악을 차마 보지 못하시며 패역을 차마 보지 못하시거늘 어찌하여 거짓된 자들을 방관하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데도 잠잠하시나이까’라고 질문합니다.

그는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시기에, 어떠한 악도 패역도 용납할 수 없는 분이신데, 도대체 왜 바벨론과 같이 사악한 자들의 악한 행위를 방관하시며, 자신들보다 의로운 나라를 공격하는데도 지켜만 보시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선지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바벨론의 유다 침략에 관하여 직접 하나님께 고하는 것입니다.

당시 죄악으로 하나님의 심판이 임박한 유다 백성들은 마치 바다의 고기나 다스리는 자 없는 벌레 같은 상태였습니다.

그들은 어떠한 속박도 없이 자유로운 것 같고, 하나님 없이도 자신들의 힘으로 잘 사는 것처럼 여길는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심판의 도구로 삼아 보낸 바벨론은 유다 백성들을 낚시하듯 모두 낚으며, 그물로 잡으며, 투망으로 모으듯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자비하게 정복할 것입니다.

그러나 바벨론은 전쟁의 승리와 약탈로 많은 것을 얻으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도 그러한 능력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에 마치 미련한 어부가 많은 고기를 잡고 물고기를 잡고도 그 도구인 ‘그물에 제사하며 투망 앞에 분향’하는 것처럼 자기들의 막강한 군사력을 우상처럼 여겼습니다.

이러한 교만함은 바벨론이 자신들의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워 여러 나라를 침략하여도 막을 자가 없고 소득과 먹을 양식은 풍부하여졌기에 더욱 심해졌습니다.

그들은 교만하고 욕심많은 어부가 충분한 고기를 잡았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더욱 많은 고기를 잡으려고 계속해서 그물을 던지는 모습처럼, 이러한 교만하고 무자비한 바벨론이 계속해서 여러 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약탈하며 유다까지 심판할 도구가 된다는 것을 선지자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고 인정할 수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 모르기에 때로는 원망하고, 마음이 심히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우리 아버지 하나님을 결코 성도들을 외면치 않으심을 믿고 날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