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억울하도다” (시 57:4-6)

4.내 영혼이 사자들 가운데에서 살며 내가 불사르는 자들 중에 누웠으니 곧 사람의 아들들 중에라 그들의 이는 창과 화살이요 그들의 혀는 날카로운 칼 같도다

5.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

6.그들이 내 걸음을 막으려고 그물을 준비하였으니 내 영혼이 억울하도다 그들이 내 앞에 웅덩이를 팠으나 자기들이 그 중에 빠졌도다 （셀라）

다윗은 현재 먹이를 찾는 배고픈 사자를 피해 동굴에 숨어 있는 연약한 동물과 같은 심정입니다.

사자가 동굴 안에 숨어 있는 동물의 냄새를 맡게 된다면 동굴 안으로 들어가 단번에 그 연약한 동물의 급소를 물어 죽이고 갈기갈기 찢어가며 삼켜버릴 것입니다.

이처럼 사울이 숨어 있는 다윗을 발견한다면 사자 앞에 먹이가 되는 동물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또 자신을 위협하는 자들을 ‘불사르는 자들’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그들 중에 누웠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다윗을 향한 불타는 증오심으로 마치 동굴에 숨은 짐승을 잡기 위해 입구에 불을 놓아 연기와 열을 피해 다른 출구로 뛰어나오기를 기다리는 사냥꾼을 연상케 합니다.

다윗은 자신이 사자들과 불사르는 자들 앞에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는 연약한 존재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다윗은 ‘곧 사람의 아들들 중에라’라는 말씀을 합니다.

이 구절의 해석은 ‘사람의 아들들’이 누구인가에 따라 해석은 전혀 달라집니다.

‘사람의 아들들’이 다윗처럼 사자들의 먹이로 위협받는 일반적인 인생들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면 4절의 ‘내가 불사르는 자들 중에 누웠으니 곧 사람의 아들들 중에라’의 해석은 ‘사람의 아들들을 (불사르듯) 잡아먹는 그들 중에서 누웠으니’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무자비하게 살육당하는 일반적인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반면 ‘사람의 아들들’을 ‘사자들’과 ‘불사르는 자들’을 의미한고 해석한다면 그들이 아무리 사나운 맹수같이 또는 타는 불과 같이 다윗을 추격하고 죽이려 한다고 해도 하나님 앞에서는 그들도 연약한 인생들일 뿐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아무리 그들이 강한 힘으로 두려움 없이 온갖 악행을 행한다고 해도 온 우주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앞에서는 그저 무기력한 인생일 수밖에 없습니다.

둘 다 가능성 있는 해석이지만, 이후에 나오는 구절이 사자들과 불사르는 자들의 잔인함에 관하여 다시 설명하고 있으므로 두 번째 해석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다윗은 그 악한 대적자들의 ‘이는 창과 화살이요 그들의 혀는 날카로운 칼 같도다’라고 말합니다.

창과 화살 그리고 날카로운 칼은 당시 전쟁에 있어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데 중요한 공격용 무기들입니다.

이러한 무기를 갖춘 수천의 군대가 다윗과 무리를 쫓는다면 인간적으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도저히 내 힘으로 막아낼 수도 맞서서 싸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다윗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하나님을 찾고 의지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이 구절은 단순히 하나님을 높이고 찬양하는 내용을 표현한 것이 아닙니다.

사울은 교만하여서 자신을 높이고 하나님을 높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하나님께서 택하신 다윗을 죽이기 위해 온갖 악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지만, 다윗이 의지하는 하나님은 영원토록 온 우주와 온 세상을 주관하시며 영광 받기에 합당하신 지존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동굴 안에 있는 다윗은 두려움 가운데 숨어 있는 처지이지만 그의 영적인 눈은 지존하신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으며 자신을 구원하시고 대적자들을 심판하실 하나님을 높이며 영광을 돌리고 있는 것이며, 절망의 상황에서도 자신을 도우실 하나님을 향한 다윗의 확고한 믿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그들이 내 걸음을 막으려고 그물을 준비하였으니’라고 말합니다.

사냥꾼이 동물들이 도망가는 길목에 그물을 설치하고 사냥개들을 풀어 몰아서 그물에 걸리게 하는 것처럼 수많은 군사를 풀어서 다윗을 잡기 위해 그물처럼 포위해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어서 나오는 ‘내 영혼이 억울하도다’라는 말씀은 원어의 뜻이 ‘엎드리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이는 단순한 대적을 향한 두려움이 아닌 하나님 앞에 엎드려서 자신이 겪는 고난의 부당함과 억울함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기도를 들으심을 확신한 다윗은 ‘그들이 내 앞에 웅덩이를 팠으나 자기들이 그 중에 빠졌도다’라고 고백합니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미래의 승리이지만, 다윗은 믿음으로 이미 이루신 것처럼 믿음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가장 힘들고 막막한 순간에도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그 하나님을 의지하며 믿음으로 승리하시고 위로와 평강을 누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